'나를 찾아줘' 이영애, 29년 연기 내공으로 완성한 강렬한 복귀작 [Oh!쎈 리뷰]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11.26 11: 32

'이영애의 복귀작'이라는 것만으로도 영화계 안팎으로 관심이 쏠린 '나를 찾아줘'. 지난 10년간 결혼과 쌍둥이 남매 육아 등에 집중하면서 '엄마 이영애'로 살아온 그는 이번 영화에서 '배우 이영애'의 존재감과 아우라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 제작 ㈜26컴퍼니, 제공 워너브러더스 픽쳐스, 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는 6년 전 실종된 아들 윤수를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장르는 스릴러.
이영애는 극 중 잃어버린 지 6년이 지났지만, 아이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는 엄마 정연을 맡아 열연했다. 아들을 봤다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향한 낯선 낚시터,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자신을 경계하는 사람들 사이에 놓인 정연은 비슷한 아이를 본 적도 없다며 돌아가라고 강제하는 그들의 모습에 아들 윤수가 이곳에 있음을 직감, 깊숙하게 파헤치기 시작하는 인물이다.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2005) 이후 14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이영애는 다작 배우는 아니지만, '공동경비구역 JSA'(2000), '봄날은 간다'(2001), '친절한 금자씨'(2005) 등 여전히 명대사와 명장면으로 회자되는 영화들에 출연했다. 작품 선구안이 뛰어난 배우 중 한 명이다. '나를 찾아줘' 역시 지난 9월 열린 제44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며 주목을 받았다.
'나를 찾아줘'는 정연의 아들이 실종된 이야기가 메인 줄거리이지만, 이를 통해 아동학대의 추악한 민낯을 드러낸다. 어른들이 어린아이를 노예처럼 부려 먹고, 성적으로 학대하면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현실과 이 모습을 방관하는 사람, 도와주고 싶지만 나서지 않는 사람 등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단순히 아동학대의 사례만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각심을 울리면서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 속 정연은 보통 사람보다 더 밝은 척, 건강한 척 살아가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혼자 있을 땐 한 없이 어둡고, 남편 앞에서도 갑자기 무너져 버린다. 이영애는 아이를 잃은 엄마의 공허한 얼굴과 영혼 없는 표정을 한층 더 깊어진 눈빛으로 표현하고, 후반부 극한의 감정 연기로 몰입도를 높인다.
그동안 이영애의 연기를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이 많았는데, '나를 찾아줘'에서는 절제와 디테일한 감정선으로 정연을 완성했다. 여기에 유재명(홍경장 역)과의 리얼한 육탄전도 실감 나게 소화하면서 보는 이들을 긴장케 한다. 
'나를 찾아줘'에는 정연과 명국(박해준 역) 부부, 그리고 정연과 가장 날 선 대립 구도를 형성하는 홍경장 외에도 히든 캐릭터가 꽤 많이 나온다.
예고편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지만, 실제 영화에서는 만선 낚시터 사람들인 강노인(진유영 분), 안경자(이항나 분), 최반장(김종수 분), 넙치(김종호 분)를 비롯해 정연을 낚시터로 안내하는 결정적인 인물 명득(허동원 분)과 김순경(서현우 분) 등이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등장해 스토리를 더욱 쫄깃하게 만든다. 
영화 후반부, 모든 사건이 마무리되고 정연과 윤수에 관한 반전이 등장하는데, 이는 감독이 관객에게 던지는 메시지와 연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멍하니 넋 놓고 있다가는 뒤통수를 강하게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러닝타임 108분, 15세 관람가, 11월 27일 개봉.
/hsjssu@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