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재명은 '응답하라 1988'로 화려하게 등장해서 이제 비슷한 시기에 여러 작품의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로 성장했다. 한국 영화계에서 중요한 존재감을 가진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특별출연이나 주연이나 조연이나 역할을 가리지 않고 여러 작품에서 자신의 몫을 꾸준하게 해내고 있다.
유재명은 26일 서울시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나를 찾아줘' 인터뷰에 참석했다. JTBC 새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촬영으로 인해 짧은 머리에 수염을 기른 모습으로 등장한 유재명은 편안한 복장 이었지만 날카로운 기운을 품고 있었다.
유재명이 출연한 영화 '나를 찾아줘'는 정연(이영애 분)이 잃어 버린 아이를 찾아나서는 여정을 그린 영화다. 유재명은 정연과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 홍경장을 맡았다.
유재명은 홍경장을 악역이 아닌 현실적인 인물로 그려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유재명은 "홍경장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이다. 군대를 제대하고 공부해서 공무원이 되고, 정년까지 아무일 없길 바라다가 은퇴해서 낚시터 옆에 펜션 짓고 연금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다만 정연을 만나서 자기안에 악한 본성이 드러나는 것이다"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유재명은 최근 '윤희에게'에서 김희애와 호흡을 맞췄고, '나를 찾아줘'에서는 이영애와 연기했다. 또한 '속물들'에서는 유다인, 심희섭 등과 함께 조연으로 출연했다. 유재명은 "모두 다른 시기에 찍은 영화들인데, 개봉을 연이어 하는 것 뿐이다"라며 "전부다 색깔이 다른 캐릭터 들이다"라고 털어놨다.
유재명은 '윤희에게'에서는 윤희의 남편인 인호로 짧게 등장해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줬으며, '속물들'에서는 조연이자 미술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이자 미술관 총감독으로 의뭉스러운 매력을 보여준다. '나를 찾아줘'에서는 평범하지만 일상적으로 악행을 행하는 홍경장으로 소름끼치는 연기를 펼친다. 유재명은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없는 것 같다. 전부 다 색깔도 다르고 느낌도 전혀 다르다"라고 언급했다.
특히나 '나를 찾아줘'의 홍경장은 한국사회의 병폐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유재명은 "저도 군대에서 많이 맞았다"며 "한국 사회에서 폭력이 일상화 돼 있다. 물론 이 영화는 폭력이 아니라 관계를 다룬 영화다.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못하고 자기만의 논리로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영화다"라고 말했다.
유재명은 좋은 배우를 꿈꾸지만 언제든 그만 둘 생각도 하고 있다고 진심을 고백했다. 유재명은 "모든 작품에 임할 때마다 버겁다"라며 "잘 해낼 수 있을지도 그렇고 소통을 잘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나중에 저를 불러주지 않는다면 저 역시도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지만 너무 버겁거나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생긴다면 배우를 쉬거나 놓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고 고백했다.
무거운 소재의 영화지만 유재명은 '나를 찾아줘'의 흥행을 자신했다. 유재명은 "'나를 찾아줘'는 보고 난 뒤에 극장을 나설 때 부는 바람이 달라질 영화다. 일상이 변할 수 있는 영화이며 그런 면에서 저희 영화는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유재명, 이영애 등이 열연을 펼친 '나를 찾아줘' 오는 27일 개봉한다./pps2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