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가 최선? 보고 배울 선배 있어야 육성도 가능 [오!쎈 테마]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9.11.29 05: 38

동산고를 졸업한 뒤 2006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류현진은 데뷔 첫해 다승(18승), 평균자책점(2.23), 탈삼진(204개) 등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KBO리그 최초로 신인왕과 정규시즌 MVP를 동시 석권했다.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등 리그를 대표하는 선배들과 한솥밥을 먹으며 여러 가지를 배운 덕분이다. 송진우의 경기 운영 능력과 제구력, 정민철의 공을 채는 기술, 구대성의 체인지업을 배우며 단숨에 리그를 평정하는 에이스로 우뚝 섰다. 
그리고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동양인 최다승 기록을 세운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한화에 입단했을 때 투심 패스트볼과 컷패스트볼 등 변형 직구를 배우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사진] OSEN DB

류현진은 "나는 정말 운이 좋은 놈"이라고 말했다. 수많은 선배와 함께 하며 완전체로 거듭났기 때문. 이처럼 코치의 가르침보다 롤모델과 같은 선배들의 조언이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야구계에서 베테랑 한파 현상이 뚜렷하다. 대부분 구단이 내부 육성, 리빌딩, 세대교체 기조를 펼치며 베테랑 선수를 정리하는 추세다. 
한 야구계 인사는 "후배들이 보고 배울 선배가 있어야 하는데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다 내친다면 후배는 누구를 보고 배울 수 있을까. 그렇다고 코치 수가 많은 것도 아니다. 코치 1명이 몇십 명을 봐야 하는데 지도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수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면 연봉 값을 한 셈이다. 후배들이 궁금해도 물어볼 선배가 없다 보니 유튜브에 의존하게 된다. 언제부턴가 유튜브 야구가 대세가 됐다"고 아쉬워했다. 
팀 구성에 있어 베테랑 선수들의 존재는 분명히 필요하다. 그들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그들을 대체할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동안 베테랑 선수들은 그들의 성장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해줘야 한다. 
리빌딩이라고 해서 무조건 젊은 선수들만 고집하고 당장 성적에 집착해 무조건 실력과 경험에만 기대는 것보다 신구 조화가 이뤄지는 팀이 꾸준하게 강팀의 면모를 보일 수 있다. 
또 다른 야구 원로는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돼 방출 통보를 받은 베테랑 가운데 기량은 떨어지지만 야구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품행이 바른 선수들이 꽤 있다. 퓨처스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이들을 영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굳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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