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LOL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LCS)’ 팀들이 활발한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단 한팀은 웃지 못했다.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후니’ 허승훈과 2년간 230만 달러(약 26억 8000만 원)의 재계약 협상에 성공한 디그니타스(전 클러치 게이밍)는 이후 이적시장에서는 완전히 패자가 됐다. 핵심전력 ‘코디선’ 쑨리위와 ‘벌칸’ 필립 라플레임을 모두 놓치며 로스터를 새로 짜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2019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막차로 탑승해 그룹 스테이지까지 올랐던 디그니타스가 왜 이러한 시련을 겪게 됐을까. 디그니타스의 암울한 상황에 대해 복수의 외신은 “허승훈과의 계약에 너무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한 선수에게 집중된 예산을 적용해 ‘5인 로스터 구성’이 힘들다는 평가다.
허승훈의 강점은 지난 5년 간의 프로 생활에서 충분히 입증됐다. 캐리형 탑 라이너를 잘 활용하며, 물꼬가 터졌을 땐 적을 제압하는 데 많은 역할을 수행한다. 디그니타스에서도 허승훈은 팀의 1옵션으로 롤드컵 그룹스테이지 진출을 이끌었다. 허승훈은 실력뿐만 아니라 해외 선수 생활에 필요한 ‘영어’ 능력도 매우 뛰어나다. 인게임에서 활발한 의사소통으로 정평이 나 있다.
가치가 높은 선수이지만 무리한 재계약으로 디그니타스는 허승훈의 재능을 썩힐 위기에 놓였다. 디그니타스가 허승훈에게 투자한 금액은 로스터 전체 예산의 33%다. 북미 e스포츠 매체 ‘닷 이스포츠’는 “허승훈은 경험이 많은 선수이지만 그를 뒷받침할 라인업이 필요하다”며 “2020시즌 LCS에 다시 합류한 디그니타스의 청사진이 찢어질 가능성이 생겼다”고 전했다.
몇몇 리그 관계자들에게 조롱을 받았던 디그니타스는 지난 28일 2주 만에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며 2020시즌 로스터 구성을 다시 시작했다. 디그니타스의 새로운 원거리 딜러는 TSM 아카데미 소속으로 활동했던 ‘존선’ 존슨 응우옌이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