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자 성장" 이대호가 떠올린 '친구 추신수' [오!쎈 현장]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9.12.04 13: 02

"라이벌 팀인데 친할 수 있겠습니까."
이대호는 3일 서울 화곡동 KBS아레나에서 열린 2019 유소년 야구클리닉 '빛을 나누는 날' 행사에서 유소년 선수 학부모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롯데에서 데뷔해 일본 NBP, 미국 MLB를 거쳐 다시 KBO리그에 돌아온 이대호를 향해 학부모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사교육 고민부터 몸 관리, 선수로서의 마음가짐 등 질문 내용도 다양했다. 이대호도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며 학부모의 질문에 진심 가득한 조언을 했다.

질문 도중 이대호는 '친구' 추신수와의 일화를 이야기했다. 이대호와 추신수는 1982년 생 동갑내기 친구이자 수영초등학교 동창이기도 하다. 이대호는 이후 대동중-경남고로 진학을 해 롯데에 입단했고, 추신수는 부산중-부산고로 진학한 뒤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에 입단한 뒤 현재는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대호는 "(추)신수가 전학을 와서 야구를 하게 됐다. 부산 사람이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롯데 팬이었고, 야구를 보면서 자라왔다"고 첫 인연을 공개한 뒤 "내 친구가 추신수였기 때문에 서로 경쟁하면서 성장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중・고등학교 때에는 라이벌 학교에 다녔던 만큼, 경쟁 의식도 느껴 정말 친하지 않았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첫 출발은 같았지만, 부산 지역 양대 명문 고교의 에이스로 맞붙게 돼 자존심 싸움을 펼쳤던 어린 시절의 회상이었다.
부산을 대표했던 두 선수는 이제 한국 야구사에 한 획을 그은 선수가 됐다. 이대호는 2010년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에 오르는 등 KBO리그 '간판 타자'가 됐고,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아시아 선수 최초 200홈런 및 3년 연속 20홈런 등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밖에 이대호는 야구판에도 부는 사교육 열풍에 고민을 이야기하는 한 학부모에게는 "추신수나 나나 옛날에는 사교육이라는 것이 없었다"라며 "아이들도 생각보다 부모님의 마음을 다 알고 있고 강하다. 시켜도 안하는 아이보다 자기 욕심이 있어서 잘하는 애들이 더 잘한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조언했다.
아울러 "초등학교 때는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몰라 마냥 좋았다. 중학교부터 돈으로 인해 고민했고, 회비 면제를 시켜준다는 학교를 다녔다. 한 달 동안 감독님 집에서 살기도 했고, 한 시간 반 거리를 오가며 학교를 다니기도 했다"며 성장 스토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강연을 마치고 이대호는 "이런 강연의 기회가 흔치 않은데 나로서도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다. 야구선수 학부모들은 궁금한 게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아이들 진로로 한창 고민이 될 시기인데, 짧은 시간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만약 오늘 강의를 들으신 분의 자제분 중 프로선수가 나온다면 더없이 뿌듯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bellsto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