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의 리더십이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22세 이하 베트남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9시(한국시간) 필리핀 마닐라 리자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19 동남아시안게임(SEA games)’ 남자축구 4강전에서 캄보디아를 4-0으로 물리쳤다. 앞서 벌어진 4강에서 인도네시아가 미얀마를 4-2로 물리치고 결승에 선착했다. 베트남은 오는 10일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사상 첫 SEA게임 우승에 도전한다.
대승 뒤에 박항서 감독의 리더십이 있었다. 전반 15분 캄보디아 선수의 거친 태클로 베트남의 쫑 호앙이 다쳤다. 캄보디아 선수는 경고를 받았지만 박항서 감독은 계속 강하게 항의했다. 선수들을 보호하려는 의도였다. 주심은 지나친 항의를 이유로 박 감독에게 경고장까지 줬다.
경고장 하나의 효과는 컸다. 박 감독의 액션이 선수들의 투쟁심에 불을 댕겼다. ‘박항서 감독의 양아들’로 불릴만큼 총애를 받고 있는 공격수 띠엔린과 하득찐이 6분 동안 두 골을 합작하며 단숨에 승부를 갈랐다.
박항서 감독은 평소에도 세심하게 선수들을 살핀다. 그는 하노이의 고급아파트에 거주하지 않고 베트남축구협회의 훈련장 안에 있는 관사에 머물고 있다. 선수들의 상태를 언제든지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숙소 마사지룸이 선수들 사랑방이다. 저녁에 마사지룸에 가서 선수들 상태를 살핀다. 코치들에게 선수들 상태를 보고받고 있지만 (선수들 부상부위를) 직접 보고 만져주면 상태를 훨씬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선수들이 어떤 관심사가 있는지 정보도 얻을 수 있다”면서 웃었다.
박항서 감독은 선수들에게 지도자를 넘어 아버지같은 존재다. 선수들이 왜 박 감독을 위해 몸을 내던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