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는 KBO리그의 메이저리그 역수출의 대표적 사례이다.
SK 와이번스에서 4시즌 동안 119경기 729⅔이닝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의 성적을 기록했고 올해를 앞두고 애리조나와 2년 55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향후 구단 옵션 2년이 포함되어 있어 최대 4년 1450만 달러까지 계약이 늘어날 수도 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포함되어 있는 안정적인 계약이었다.
KBO리그에서의 성공이 곧 메이저리그로의 성공적인 복귀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타자로는 이미 에릭 테임즈(NC→밀워키)의 사례가 있었고 투수로 켈리가 출발점을 만들었다. 이러한 모습은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는 불안정한 신분의 선수들에게 KBO리그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어가고 있다.
조쉬 린드블럼도 올해 20승을 달성하고 MVP를 수상하며 가치를 끌어올렸고 메이저리그 도전에 다시 한 번 나서게 됐다. 2년 총액 800만 달러라는 현지 언론의 예상 계약 규모가 나오기도 한다. 켈리보다 가치를 더 평가받은 셈이다.
롯데가 영입한 애드리언 샘슨은 올해까지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35경기(15선발) 125⅓이닝 6승8패 평균자책점 5.89를 기록한 풀타임 메이저리거였다. 완봉승 경험도 있을 정도. 메이저리그 로스터 한 자리를 안정적으로 보장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40인 로스터 끝자락에 있었다. 선수 커리어에 있어서도 보다 확실한 전환점이 필요했다.
그래도 샘슨의 올해 활약상으로는 40인 로스터에서 풀릴 급은 아니라고 봤다. KBO리그 구단들도 샘슨이 리스트에는 있었지만 언감생심이었다. 이 과정에서 롯데가 집요하게 샘슨을 설득했고 한국행을 선택했다.
성민규 단장은 “샘슨과 직접 통화를 했다. 여러차례 통화를 하면서 한국행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설득을 했다. 한국에서 우리가 어떻게 너를 발전시켜줄 것인지, 어떤 부분이 너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지속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을 거쳤고 고민 끝에 수락을 하게 됐다”며 샘슨의 영입 과정을 설명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이 궁극적인 목표였던 샘슨이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한국행을 선택하게 된 배경과도 맞닿아 있었다.
평균 92.5마일의 싱커로 땅볼 유도를 통해 타자 지향적인 사직구장의 변수를 최소화하고 구단에서 가장 높게 평가한 슬라이더를 바탕으로 타자들의 헛스윙도 유도해낼 수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샘슨의 슬라이더 헛스윙 비율은 35.3%에 달했다. 여러모로 롯데가 기대하는 1선발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적임자로 샘슨을 꼽았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얼마나 더 발전시켜 향후 메이저리그로 돌아갈 발판을 만드는지는 이제 본인의 역량과 노력에 달려있다.
샘슨뿐만 아니다. 애런 브룩스(KIA), 크리스 프릭센(두산), 리카르도 핀토, 닉 킹엄(이상 SK) 등 내년부터 새롭게 모습을 드러낼 외국인 투수들도 같은 목표를 세우고 KBO리그를 찾았다고 볼 수 있다. 켈리, 그리고 린드블럼처럼 코리안드림은 향후 빅리거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연결점이 되길 바라고 있다.
과연 샘슨은 롯데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곧 자신의 ‘역수출’과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을 만드는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