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더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 같아요."
김상수(31·키움)는 올 시즌 구원 투수로서 새역사를 썼다. 40개의 홀드를 올리며 역대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을 작성했다. 김상수가 허리에 든든한 버팀목이 된 가운데 주장으로서도 선수단 중심을 잡으면서 키움은 정규 시즌을 3위로 마친 뒤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며 풍성한 가을을 보냈다.
김상수도 스스로에게 나쁘지 않은 점수를 줬다. 김상수는 "올해 팬분들에게 한국시리즈라는 무대를 고척에서 보여드릴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라며 "또 주장 역할도 나름 나쁘지 않게 한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마냥 웃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4패로 두산에게 패배해 준우승에 그친 것은 짙은 아쉬움이 됐다. 여기에 장정석 감독의 재계약 실패도 주장 김상수에게는 무겁게 다가왔다. 그는 "팀이 더 강해지고 색깔이 있었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다. 집중력이 흐트러져 두산이라는 강팀을 만나 허무하게 진 것 같다. 장정석 감독님의 재계약이 안 된 것도 아쉽다"고 되돌아봤다.
키움은 장정석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신임 감독으로 손혁 감독과 계약을 맺었다. 손혁 감독은 2015~2016시즌 히어로즈의 투수 코치를 역임했던 만큼, 김상수와도 인연이 깊다. 김상수는 "군대 다녀와서 2016년 손혁 코치님의 좋은 코칭을 받고 중간 투수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많은 도움을 주신 감사한 분이다. 인연이 돼서 감독님으로 만나게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상수는 내년 시즌 주장을 '한 번 더' 한다. 신임 손혁 감독은 올 시즌 주장 자리도 김상수에게 부탁했다. 김상수 역시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그는 "주장이라는 역할을 한 번 해보니 팀을 이끌어야겠다보다는 많은 사람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듣고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올해에는 이 부분이 부족했다. 1년을 하다 보니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고 밝혔다.
올 시즌 종료 후 키움은 포수 이지영과 FA 계약을 맺었다. 이지영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키움으로 이적해 올 시즌 박동원과 함께 안방을 지켰다. 무엇보다 풍부한 경험으로 포스트시즌 만점 활약을 펼쳐 키움의 '가을 돌풍'의 중심이 됐다.
김상수도 이지영의 잔류를 반겼다. 김상수는 "키움에서는 1년 밖에 함께 뛰지 않았지만, 삼성에서 같이 야구를 했던 만큼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라며 "팀에서 고참 선수 계약을 잘해줘서 고맙고, 또 남아준 (이)지영이 형에게 감사하다. 내년 시즌에는 더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그는 "지영이 형뿐 아니라 박동원이라는 좋은 포수가 있으니 내년 시즌 좋은 두 포수의 리드 속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아울러 개인 성적에 대한 목표도 내세웠다. '하나 더'를 외치며 한 발 더 나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상수는 "많은 사람들이 40개 홀드가 깨지기 힘들다고 하는데 내년에는 하나 더 많은 41개를 하려고 한다"라며 "올해 평균자책점, 볼넷이 조금 높게 나왔는데, 이런 부분을 보완하려고 한다. 홀드에서는 블론이 하나 있었는데, 이 하나를 안 했으면 41개다. 노블론을 해서 41개를 달성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