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사인 훔치기 의혹을 사실상 인정했다. 그러나 사인 훔치기를 위한 불법 카메라는 설치하지 않았으며 업계 관행을 이유로 억울해하는 듯하다.
미국 뉴욕 스포츠 케이블 방송 ’스포츠넷 뉴욕(SNY)’은 15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 관련 조사에서 나온 소식을 다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약 60명의 관련자들을 만나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휴스턴 구단의 주장 내용도 드러났다.
휴스턴은 지난 2017년 사인 훔치기를 위해 홈구장 미닛메이드파크의 외야 중앙에 별도의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의혹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휴스턴은 카메라를 통한 사인 전달을 인정했지만, 당시에는 이것이 지금처럼 큰 문제가 될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한 증언자는 “많은 팀들이 사인을 해독하기 위해 외야 중앙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이 카메라가 다른 팀들도 흔히 쓰는 스카우트 분석용으로 리그 승인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인 훔치기 때문에 따로 설치한 불법 카메라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휴스턴이 이 카메라를 이용해 상대 사인을 실시간으로 현장에 전달한 점이다. 비디오룸까지 거리가 멀기 때문에 현장에선 덕아웃 가까이 모니터를 요구했다. 덕아웃 옆 모니터를 통해 사인을 파악, 휴지통을 세게 두드려 상대 투수 구종을 알려주는 식으로 썼다. 규정 위반 의혹은 명백한 사실로 드러났다.
SNY는 ‘휴스턴 구단은 이 같은 행동이 업계 관행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생각했다. 지금까지 조사를 보면 규칙을 어겼지만 사인 훔치기를 위해 별도의 카메라를 설치한 건 아니다’며 ‘메이저리그는 사인 훔치기에 전자 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불법으로 한다. 지금 문제는 휴스턴의 규칙 위반을 넘어 어느 정도로, 어떻게 했는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휴스턴은 억울해하는 모습이지만 결과적으로 불법적인 사인 훔치기를 인정했다. 업계 관행을 변명으로 삼고 있지만 휴스턴의 규정 위반 범위와 방법에 대한 조사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 SNY는 제프 르나우 단장, A.J. 힌치 감독이 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봤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