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이희준(41)이 영화 ‘남산의 부장들’ 속 이병헌과의 몸싸움 장면에 대해서 “애드리브는 하나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희준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 촬영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희준은 “내가 막내니까 깍듯하게 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었다”라며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돼서 기뻤다고 말했다.
극중 이희준은 대통령(이성민 분) 경호실장 곽상천 역을 맡아 주로 이성민, 이병헌과 호흡을 맞췄다. 특히 이병헌이 연기한 김규평과는 대립하는 캐릭터인 만큼 서로 언성을 높이는 장면이나 몸싸움을 하는 장면도 있었다.
이희준은 이병헌과 서로 욕을 하면서 몸싸움을 하는 장면에 대해서 “전혀 큰 액션이 없는데 그걸 새벽 3시까지 찍었다. 큰 액션이 있지는 않았는데 끝나고 보니까 엄청 멍이 들었다. 이병헌 선배님이 ‘괜찮냐 고생했다’ 먼저 전화주셨다”라며, “샤워하면서 보니까 멍이 들어서 선배님은 더 멍이 들었겠다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드리브는 하나도 없었다. 멱살 잡을 때는 대사가 욕 밖에 없다. 그것에 충실하게 했다”라고 덧붙였다.
‘남산의 부장들’은 이병헌과 이성민, 곽도원, 그리고 이희준까지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모인 기대작이다. 영화는 내내 배우들의 연기 대결로 팽팽한 긴장감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희준은 “내가 막내니까 깍듯하게. 그런데 정말 재미있었다”라고 웃으며, “나는 후배고 닮고 싶은 선배님들이라 저거 어떻게 할까 궁금증이 많았다. 나도 참여하지만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성민 선배님도 그 캐릭터의 고뇌, 지침, 세상이 바뀌면서 사람들에 대한 상황이 변하니까 그게 따로 표현될 수밖에 없는데 장면 넘어갈 때마다 그 캐릭터의 지침 그런 게 얼마나 많이 갈등하고 있을까가 그 얼굴과 눈에 보여서 깜짝 놀랐다. 본능적으로 할 수 있는 연기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연기가 아니어서 많이 배웠다”라고 말했다. 이병헌, 이성민 등과 호흡을 맞춘 것만으로 즐거웠다는 이희준이다.
특히 이성민과 대면하는 장면이 많은 이희준은 실존 인물을 그대로 재현한 이성민의 분장에 대해서 “진짜 노력 많이 하신다. 계속 자료 통해서 공부한다. 결과물을 봤을 때 목소리 톤이나 말투, 걸음걸이까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제일 감동했던 것은 부연 설명 없이 다음 장면 다음 장면에 그 얼굴에 고뇌가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저건 어떻게 하는 거지?’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하며 감탄했다.
극중 이희준이 연기한 곽상천은 박통의 존재를 신념처럼 여기고 충성하는 경호실장으로, 중앙정보부가 휘두르는 권력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요직 인사들의 충성 경쟁 속에 엘리트적인 면모를 보이는 김규평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인물이다.
이희준은 곽상천을 연기하면서 주력했던 부분에 대해서 “가장 주력한 것은 나도 왜 이 말을 하는지 모르고 말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게 제일 컸다. 두 번째는 이 극에서 내가 해줘야 할 게 무엇인가. 이 인물의 신념에 가장 집중했다. 이 캐릭터의 신념”이라며, “(대사도)믿음에 포커스를 맞춘 것 같다. 그 사람은 그렇게 믿고 있다. 그 캐릭터는 ‘이건 필요하다’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이건 과정이다.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병헌과의 갈등을 연기하면서 마지막 순간까지도 티격태격하는 이희준의 캐릭터는 ‘밉상’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그는 “다 대본에 있었다. 그거 찍을 때 성민 선배님이 ‘너 정말 얄밉다’고 한 마디 하시더라. 포커스는 각하였다. 그 장면에도 각하 기분이 나쁘지 않게. 대신 화내주고 대신 불편하지 않게 해주려는 생각이 있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희준은 이번 작품이 정치적인 이야기는 아니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앞서 우민호 감독도 “정치적인 색깔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던 바. 이희준은 “더 차갑게 차갑게 연출하려고 하신 게 보여서 너무 좋았다”라고 말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 분)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22일 개봉.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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