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씨가 대중에게 유명한 방송인일지 몰라도, 대한민국 50대 가장 중 한 명이기도 해요. 시청자들의 공감을 기대합니다."
지난 17일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모던 패밀리'에는 아나운서 출신 이재용이 새로이 합류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가족사를 최초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이재용은 1992년에 MBC에 입사했고, 무려 26년간 간판 아나운서로 활동했다. 이재용은 서글서글한 인상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호감을 사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이재용은 2018년 MBC를 떠나 프리랜서 선언을 했다. 그리고 프리 후 첫 예능으로 '모던 패밀리'를 택했다. 아나운서 재직 시절 사생활을 공개한 적은 없었던 만큼, 대중의 관심이 집중됐다.
'모던패밀리' 연출인 송성찬 PD는 이날 OSEN에 첫 예능 도전에 나선 이재용에 대해 "스스로 ‘예능초짜’라고 하는데, 오히려 MC가 아닌 패널로 부담감 없이 굉장히 편하게 촬영했다. 좀 더 담담하게 본인 얘기를 스스럼없이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쑥스러울 법도 한데 워낙 방송 환경을 잘 알고 있고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알고 계셨다. 제작진은 주옥 같은 멘트에 감사하며 촬영했다"라고 밝혔다.
평탄했을 것 같은 이재용의 삶은 사실 그리 녹록지 않았다. 이재용은 지난 2010년 지금의 아내 김성혜와 재혼했지만, 이듬해 위암 판정을 받고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이재용은 요양 중 아내의 권유로 늦둥이를 얻게 된 러브스토리를 공개했다. 아내의 간호로 건강을 회복한 이재용은 아들 태호 군과 행복한 일상도 공개해 감동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이재용은 4년 전 치매 초기 판정을 받은 부모님과의 이야기도 털어놨다. 이재용은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부모님에게 단 한 번도 대답을 거르지 않았다. 그의 극진한 효심은 안방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이날 이재용은 '모던패밀리'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전처와 낳은) 첫째 아들이 현재 전 회사(MBC)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다. 늦둥이 아들과 스무살 차이인데, 8살 태호에게는 우리 가족의 특별한 사연을 얼마 전부터 설명해주고 있다. 세상에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있음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이재용은 재혼 가정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출연을 결심했다. 이에 송성찬 PD는 "이재용 씨는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를 아주 잘 알고 촬영에 임하셨다. 재혼과 암 극복 그리고 부모님의 치매 이야기까지 다 털어놓으셨다. 촬영 전 제작진과 계속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본인의 사생활을 오픈하는 것에 대한 거리낌은 없었다. 이재용 씨가 겪고 있는 상황과 고민을 프로그램화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송성찬 PD는 이재용 가족의 관전 포인트로 '공감'을 꼽았다. 송 PD는 "시청자의 관심과 애정은 결국 공감이고, 얼마만큼 공감하느냐가 출연자에 대한 애정도를 결정짓는다고 생각한다. 이재용 씨의 고민이 너무나도 특별할 것 같지만 사실 너무나도 보편적이다. 그 고민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모던 패밀리'는 평균 시청률 3.9%(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자체 최고 시청률로, '모던 패밀리'의 꾸준한 상승세를 증명한다. 이 가운데 '모던 패밀리'는 50회를 앞두고 있다. '모던 패밀리'의 향후 방향성이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송성찬 PD는 "이수근 씨가 매번 스튜디오에서 ‘사연 없는 집안은 없다’라고 말한다. '관찰'이라는 엿보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가족이라는 틀 안에 수많은 고민과 갈등을 커밍아웃하면서, 출연자와 시청자에게 '치유’의 시간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 재미도 놓치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MBN '모던패밀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