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규가 '간택-여인들의 전쟁'에서 '사극 멜로'로 여심을 휘어잡았다.
김민규는 최근 TV조선 주말드라마 '간택-여인들의 전쟁(이하 간택)'에서 남자 주인공인 왕 이경 역으로 열연 중이다. 이경은 왕이라는 이유로 조선에서 가장 매력적인 남자로 그려진 인물. 이 가운데 김민규가 캐릭터를 십분 소화하며 '간택' 시청자를 열광케 만들고 있다.
'간택'은 왕족이 아닌 사람들에게 허락된 최고의 자리 '왕비'를 위해 경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사극이다. 이 가운데 드라마는 왕비 간택 과정에서 사망한 쌍둥이 언니의 복수를 시도하는 여자 주인공 강은보(진세연 분)의 시각에 집중한다. 기본적으로 강은보의 성장 드라마인 셈이다.
여기에 이경은 강은보의 성장을 이끌어주는 자극제이자 함께 성장한다는 점에서 누구보다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극 초반 이경은 조선의 왕이 될 세자로 나고 자란 '금수저' 그 자체였다. 이에 다소 오만한 기질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고난 재능과 외모에 힘입어 가장 매력적인 존재로 그려졌다. 여기에 '왕'이라는 지위가 더해져 선망의 존재 그 자체였다.
그런 이경이 강은보의 쌍둥이 언니가 죽은 왕비 간택 사고 이후 '각성'했다. 왕으로서 왕실의 위신을 세우고, 남자로서는 사랑하는 여자를 지켜야 한다는 의지를 다잡은 것. 이에 최근 방송에서도 이경은 정치적 실리와 강은보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중전 간택은 좌의정의 딸 조영지(이열음 분)로 하면서도 강은보를 후궁으로 들여 사랑을 키워가는 행보를 보여줬다.
21세기 현대 한국에서 이 같은 퓨전 사극의 설정이 몰입하기 어려울 법도 하건만, 오히려 '간택' 시청자들은 이경에게 열광한다. 타이틀 롤인 여자 주인공에게 초점이 맞춰진 '간택'에서 남자 주인공이자 조력자로서 안정감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 지나치게 무거운 톤으로 연기해 중압감에 짓눌릴 수도, 혹은 사극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쉬운 작품에서 김민규는 안정적인 톤을 자랑하고 있다.
무엇보다 김민규 특유의 진한 멜로 연기가 시청자들의 감정선을 자극하고 있다. 김민규는 하루아침에 간택한 왕비를 잃은 왕의 슬픔을 애절한 오열로 풀어냈다. 절규하며 눈물을 쏟아내는 그의 모습은 사극이라는 장르를 넘어 멜로 감성으로 '간택' 시청자를 울렸다.
또한 그는 전작들에서 보여준 다정하고 경쾌한 모습을 여전히 잃지 않고 있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 '멜로 홀릭', '퍼퓸' 등의 로맨틱 코미디 작품에서 크고 작은 역할로 쌓은 매력이 '간택'에서도 유지되는 것. 그의 연기가 정통사극보다는 가볍고 현대극보다는 진중한 퓨전 사극이란 '간택'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이유다.
그의 활약 덕분일까. '간택'은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으로 4% 대 시청률을 자랑하며 안정적인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강은보가 후궁으로 입궐하며 이경과의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 암시된 터. 시청자의 열망만큼 높은 성적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 가운데 김민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생애 첫 사극 주연을 맡아 합격점을 밭고 있는 그가 '간택'을 통해 끝까지 시청자들의 간택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