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홍수아(24)는 밝고 솔직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한국 관객들에 대한 설렘도 컸다. 노력의 결실이 공개되는 만큼 배우로서 기대도 있었다.
홍수아는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이봄씨어터에서 영화 ‘목격자 : 눈이 없는 아이’(감독 심용)의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2년 만에 작품으로 대중과 만나는 만큼 손 꼽아 기다리던 영화 개봉에 “너무 기뻤다”라고 말했다.
’목격자 : 눈이 없는 아이’는 끔찍한 살인 사건을 맡은 기자 진동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갈수록 다가오는 죽음을 그린 공포 영화다. 이 작품은 교통사고 난 어린 아이를 시민들이 도와주지 않고 외면한 채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다.
홍수아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자 단순한 공포영화가 아니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중국에서 ‘원령’이라는 공포영화로 데뷔했던 홍수아는 이번 작품으로 다시 한 번 ‘호러퀸’의 저력을 입증했다.
홍수아는 “영화 언제 개봉하나 그것만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3년 전에 찍은 영화다. 개봉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다”라며, “몇 년 전에 SNS에 떠돌았던 어린아이가 트럭에 치여서 누워 있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지켜만 보고 있었던 일이다. 처음 시나리오가 왔을 때 내가 봤던 그 영상의 시나리오가 맞나 신기했다. 나는 그 영상을 봤었다”라고 말했다.
홍수아는 “사실 ‘원령’이라는 중국 첫 영화도 공포영화로 시작했다. 또 공포영화 시나리오가 와서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고,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까 너무 괜찮았다. 시나리오를 보는 내내 슬펐다. 촬영하면서도 슬펐다. 연기적인 면에서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구나 싶었다”라고 영화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홍수아는 ‘원령’에 이어 ‘목격자’로 세 번째 공포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공포 영화라는 장르에서 유독 두각을 나타내는 그녀다.
이에 대해서 홍수아는 “어떻게 보면 이미지가 세 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뭔가 연약해 보이기도 하는 두 가지 이미지가 있는 것 같아서 그런 것 같다”라며, “이번에는 기자 역할을 했는데 너무 신났다. 정의로운 기자 역할을 해서 나쁜 사건에 대해서 뭔가 안 좋은 것들을 파헤치기 위해 끝까지 고군분투하는 역할이다. 당차고 씩씩하지만 내면에 아픔이 있는 여린 친구였다. 그런 모습 때문에 잘 맞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실화를 모티브로 한 공포 영화에 내면에 아픔이 있는 캐릭터인 만큼, 몰입을 위해 촬영 중에는 혼자 있는 시간을 늘렸다는 홍수아다. 그는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가졌던 것 같다. 원래 중국에서 촬영을 하면 항상 외롭고 고독하다. 이 작품은 유독 그랬다. 워낙 밤에 촬영이 이뤄지다 보니까 밤낮이 바뀌었었다. 밤 7~8시부터 촬영을 시작하면 새벽 5~6시 쯤에 끝난다. 영화에 집중하고 그렇다 보니까 계속 혼자 있었다. 대사 외우느라 바쁘기도 했다. 중국 배우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니까”라고 전했다.
홍수아는 극중 100% 중국어 연기를 소화했는데, 세심한 연기와 함께 대사를 외우는데도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더빙을 하더라도 입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대사를 외우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는데 심혈을 기울인 홍수아다.
홍수아는 “(중국어 연기)너무 어려웠다. 공부하는 거 제일 싫어했는데, 매번 대본 외울 때마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암기를 한다. 중국어 연기 힘들다. 시험 공부하듯이 달달 외우는 거사. 벼락치기하듯”이라며 웃었다. 실제로 홍수아는 통역 없이 스태프들과 중국어로 소통할 수 있을 정도지만, 배울수록 어려워 더 많이 배워야겠다고.
홍수아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로 인터뷰를 이끌었다. 사랑스러운 매력과 함께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유쾌한 웃음과 에너지가 돋보였다. 또 그 이면에는 여린 모습도 커졌다.
이에 홍수아는 “마음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가?”라고 웃으며, “요즘 밝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한다. 악역은 배우 당사자에게는 괴로운 시간이다. 나만 우울증이 생겼는줄 알았는데 실제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분들이 많다고 하더라. 그래도 나는 잘 빠져 나왔구나 생각이 든다. 악역이 매력은 있지만 밝은 역할 하고 싶다”라고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실 홍수아는 지난 2018년 출연했던 드라마 ‘끝까지사랑’ 촬영 당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6개월 동안 악역을 연기하다 보니 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힘든 시기였던 것. 물론 힘든 마음도 있었지만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연기를 하다 보니 시청자들로부터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홍수아는 “악역이지만 연기할 떄 스스로 애정을 가지고 연기했다. 나중에는 욕하면서도 그래도 공감해주시더라. 그럴 때 감사했다. 그럴 때 큰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내가 애정을 가지고 연기한 게, 진심을 다하니 많은 사람들도 느껴주고 알아봐 주시는 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끝까지사랑’ 촬영 당시에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다. 홍수아는 “당시 ‘홍수아 눈이 제일 무섭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나도 이해한다. 내가 봐도 무서웠다”라며, “사실 쌍꺼풀 수술을 하고 한 달 만에 촬영을 해야 했다. 회복을 하는 동안 출연 제의를 해주셔서 작품을 해야 했다. 항상 제작진, 시청자들에 너무 죄송했다”라고 털어놨다.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홍수아는 ‘끝까지사랑’을 통해서 연기적으로는 좋은 반응을 듣기도 했다. 홍수아가 캐릭터에 애정을 더해 연기했던 덕분에 들을 수 있던 기분 좋은 칭찬이었다.
그러면서 홍수아는 데뷔작인 ‘논스톱’에서처럼 밝은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그때의 이미지를 좋아하는 팬들도 많고, 워낙 밝은 성격인 만큼 밝고 경쾌한 캐릭터로 홍수아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다고.
사실 중국에서 홍수아는 ‘대륙의 첫사랑’이라 불리며 활약 중이다. 홍수아는 “한국에서 나의 이미지는 어렸을 때의 발랄하고 명랑한 이미지다. 처음 중국 갔을 때 오디션 보고 처음으로 했던 역할이 ‘원령’이라는 공포영화였다. 나는 스타가 돼서 중국에 간 게 아니니까 나의 이미지만 보고 피부도 하얗고 그래서 여성스럽고 청순한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캐릭터로 시작한 게 ‘원령’이라는 영화였다. 그리고 나서 최시원 씨와 찍었던 ‘억만계승인’에서 대륙의 첫사랑이라는 별명이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의 나의 이미지와 중국에서 보는 나의 이미지가 다르다. 중국이란 나라는 나에게 감사한 것 같다. 어째든 주연배우로 국내에서는 조연 위주로 하다가 중국에서 주연으로 인정해준 나라다 보니, 선입견 없이 바라봐 준 거다. 개인적으로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홍수아는 국내에서의 밝은 이미지와 ‘대륙의 첫사랑’ 이미 둘 다 자신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둘 다 있는 것 같다. 홍드로 그런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도 있다. 요즘엔 또 테니스에 빠져 있다. 올해는 대회도 나가려고 한다. 이제 시작한지 4개월 반 됐는데 너무 너무 재미있다. 체력은 약한데 운동 신경은 있어서 잘 맞더라”라며, “그런 이면에 눈물도 많아서 잘 울기도 하니까 대륙의 첫사랑도 맞을 수 있고, 다 내 안에 있는 모습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올해 중국 웹드라마를 시작으로 또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중과 만나고 싶다는 홍수아. 평소의 밝고 친근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그녀인 만큼 새로운 영화, 드라마를 통해 차근차근 쌓아올릴 배우로서의 행보가 기대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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