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액션 영화 ‘히트맨’(감독 최원섭,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베리굿스튜디오)에서 철은 선배 준(권상우 분)을 존경하며 잘 따르는 인물이다.
준이 사고사로 세상을 떠나게 되자, 철이 그의 뒤를 이어받는 차세대 비밀요원으로서 제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다.
드라마 ‘학교 2013’(2012)로 데뷔해 ‘고백부부’(2017), 으라차차 와이키키’(2018) 시리즈를 통해 코믹한 이미지를 보여준 배우 이이경(32)은 캐릭터 철이 준을 존경하듯, 코믹 연기에 정평이 난 선배 권상우(45)와 정준호(52)를 배우로서 존경한다고 했다.
그들과 한 컷에 담겼을 때 잘 어울리기 위해 10kg이나 체중을 증량했는데, 특기를 살려 코믹한 모습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이이경은 ‘히트맨’에서 기대해도 좋을 배우이다.
그는 국정원 막내 요원 철 역을 맡아 전설의 에이스 요원 준 역의 배우 권상우, 국정원 내 악마 교관 덕규 역의 배우 정준호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
이이경은 2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준호 선배님의 ‘가문의 영광’을 보고 자랐는데 같이 연기 호흡을 맞추게 돼 가문의 영광”이라며 “정준호 선배님, 권상우 선배님과 제가 포스터에 같이 있는 게 신기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최원섭 감독으로부터 직접 캐스팅 제안을 받은 그는 “감독님이 만나 보고 싶다고 하셔서 사무실로 갔다. 감독님이 제가 나온 ‘와이키키’랑 영화 ‘아기와 나’를 모두 보셨더라”며 “제가 갖고 있는 상반된 이미지도 알고 계셔서 감사했다. 제가 이 선배님들과 하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과정을 전했다.
웹툰 작가 준의 숨겨진 과거사가 의도치 않게 드러나면서, 그가 국정원과 테러리스트 집단의 더블 타깃이 되며 벌어지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관객에게 강렬한 쾌감을 선사하며 극의 풍성한 재미를 더한다.
이이경은 “제가 한 액션은 아쉽기도 한데 영화 전체를 보면 권상우 선배님이 열심히 하셨다. 저도 액션스쿨에 다니면서 배워서 했는데, (어려운 부분은)대역을 쓰기도 했다. 장면 중에 방독면을 쓰는 게 있는데 완성된 영화를 보면 제가 한 건지 대역이 한 건지 모르겠더라(웃음). 코믹, 액션을 다 했지만 다음에 액션을 할 때는 제 얼굴을 드러내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이경은 “철은 국정원 막내 암살 요원으로서 에이스다. 드라마를 하면서 65kg 정도였고 지금은 73kg에서 1~2kg 왔다 갔다 한다. 정준호 선배님과 권상우 선배님이 키도 크고 워낙 체격이 좋으셔서 제가 그들 옆에 섰을 때 마르면 안 될 거 같았다"며 "운동을 많이 한 건 아니지만, 몸을 키웠다. 같이 서 있는데 저만 호리 호리하면 어울리지 않을 거 같아서였다. 같이 있는 그림을 상상하면서 몸을 크게 만들었다”고 철 캐릭터를 준비한 과정을 전했다.
이이경은 드라마를 통해 얻은 경험과 내공을 ‘히트맨’에서 발휘했다. 준비된 대본에만 의지하지 않고 현장 상황에 따라 다양한 애드리브를 시도했다고.
“리허설에서 준비한 애드리브를 했지만 막상 현장에서 ‘여기서 이걸 하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에 대사를 쳤는데 선배님들이 다 받아주셨다. 그래서 완성본이 대본보다 더 재밌지 않았나 싶다. 제가 연기가 좋아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어떤 때는 일 하러 가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히트맨’ 현장은 일하러 간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이이경은 자신만의 코믹 연기 비법에 대해 “제가 ‘괴물들’이라는 영화를 찍었는데 (제작을 맡았던) 김휘 감독님이 제게 ‘코미디를 하라’고 하시더라. 제게 타고난 코믹 호흡이 있다고 하셨다”며 “당시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뒤늦게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 제가 잘 하는지 아직까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장점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답했다.
햇수로 데뷔 9년 차를 맞이한 이이경의 소망은, 어떤 장르에 출연하든, 대중이 봤을 때 캐릭터로서 편안하게 받아들이게끔 연기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연기를 하면서 다행이다 싶은 건 연기적으로 지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삼고 있다. 예를 들어 칼장수에게 칼 못 간다고 하면 그는 모든 것을 잃은 기분일 거다. 저는 코믹이든, 정극이든 (보는 사람들이)받아들일 수 있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다. 예능을 하는 게 좋은지 안 하는 게 좋은지 정답이 없다 보니 어떤 게 맞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제가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이이경은 이어 “20대에는 다양한 경험을 하자는 게 목표였고, 30대엔 그 경험들을 바탕으로 무엇이든 해보자는 마음이다”라며 “앞으로 다가올 40대에는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이) 안정됐으면 좋겠다. 50대는 아직 생각을 안 해봤는데, 모든 것을 일구자는 생각이다. 올해 다양하게 도전해서 내년에 더 많은 걸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watc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