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다시 한 번 신기록을 써내려가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도 정조준하고 있다. 한국 영화사에 의미 있는 신기록들을 만들어가며 최초의 기록들을 자체 경신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기생충은 19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진행된 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SAG)에서 작품상에 해당하는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아웃스탠딩 퍼포먼스 바이 캐스트(앙상블)인 모션픽처’를 받으며 출연 배우들이 무대에 올랐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조조래빗’,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아이리시맨’, 제이 로치 감독의 ‘밤쉘’ 등을 제치고 얻은 성과다.
특히 외국어영화가 미국배우조합상의 후보에 오르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만큼 이는 한국 영화 최초의 수상이자, 1998년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로베르토 베니니) 이후 역대 두 번째 기록이 됐다. ‘기생충’의 주역들은 이날 수상 뿐만 아니라 시상자로도 무대에 오르며 많은 관심을 받게 됐다.
수상 이후 송강호는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제목이 ‘기생충’이지만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 고생에 관한 영화라 생각한다. 상징적으로 의미가 있는 앙상블, 최고의 상을 받으니까 ‘우리가 영화를 잘 못 만들지는 않았구나’ 생각이 든다”라며, “‘기생충’이 이렇게 상징적인 곳에서 상을 받았다는 게 의미 있다. 존경하는 네 배우들과 함께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겠다.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기생충’이 호명되자 자리에 있던 할리우드 배우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내는 등 뜨거운 환호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배우조합상은 감독조합상, 작가조합상, 프로듀서조합상과 함께 미국 4대 조합상으로 꼽히는 시상식이다. 외국어영화가 국제 시상식이 아닌 미국 내 시상식에서 최고의 상을 받았다는 점은 의미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기생충’은 여러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한국 영화 최초의 기록들을 써내려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영광이다.
이로써 ‘기생충’은 내달 9일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한발짝 가까이 다가가게 됐다. ‘기생충’은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봉준호, 한진원), 편집상(양진모), 미술상(이하준), 국제장편영화상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상황. ‘기생충’이 앞서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미국 영화 편집자협회 시상식(ACE Eddie Awards)에서 각각 외국어상과 편잡자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배우조합상 최고의 상을 받았기 때문에 아카데미 주요 부문 수상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한편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내달 9일 LA에서 열리며, 국내에서는 10일 오전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을 통해 독점 생중계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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