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내전’ 정려원이 남다른 의지로 결국 악성 민원인 황도끼 체포에 성공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연출 이태곤, 크리에이터 박연선, 극본 이현, 서자연, 제작 에스피스, 총 16부작) 9회에서 김정우(전성우)의 방에 몰래 들어갔다가 그의 피규어들을 동강 내버려 전전긍긍하던 이선웅(이선균). 다음 날, 형사2부에 충격적인 소식이 퍼졌다. 정우가 셀프 고소장을 접수했다는 것. 조민호(이성재) 부장은 “검사가 자기 사건 고소하는 게 어디 있냐”며 화를 냈고, 피의자가 자신일까 불안한 마음이 극에 달한 선웅은 회의에서 “다 제 잘못입니다”라며 만행을 고백하려 했다. 그러나 정우의 고소 상대는 선웅이 아닌 게임 머니로 사기를 친 온라인 게임 유저였고, 제 발이 저려 나서버린 선웅만 울며 겨자 먹기로 정우의 억울함을 풀어줄 사기 사건을 맡게 됐다.
그런가 하면, ‘황도끼’가 돌아왔다는 소식에 형사2부 검사들은 잔뜩 긴장했다. 황도끼는 3대 타짜를 방불케 하는 ‘악성 민원인 3대 천왕’ 중 유일하게 현역으로 활동 중인 인물. 고소가 놀이이자 유희인 그는 다섯 달 동안 200건에 달하는 고소 기록을 세운 진영의 ‘고소왕’이었다. 진영 공무원들이 방심하는 순간 법에 빠삭한 황도끼에게 고소당하기 일쑤. 형사2부 검사들 또한 사건을 맡기 꺼리며 서로 눈치를 보던 중, 명주가 “제가 하겠습니다”라며 나섰다.
이번 고소에서 황도끼의 주장은 진영서의 순경이 자신에게 본인 확인도, 사용 목적도 묻지 않고 범죄 경력 회부서를 발급했고, 이는 불법 방조죄에 해당한다는 것. 그러나 순경의 입장은 달랐다. 사용 목적은 묻지 않았지만 본인 확인은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명주는 “본인이 본인 기록 떼는데, 사용 목적을 따로 묻지 않은 게 죄가 될 수는 없죠”라며 사건을 간단하게 불기소 처리했고, 이는 황도끼를 자극했다.
몹시 화가 나 명주를 비롯한 조민호 부장, 김인주(정재성) 지청장, 나아가 검사장과 검찰 총장에게까지 정성을 다해 약 올리는 편지를 보낸 황도끼. 이 와중에 고소당했던 순경은 결국 진급이 누락됐고, 무고죄로 황도끼를 고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점점 커져만 가는 사건을 단칼에 해결하기로 한 걸까. 명주는 황도끼를 향한 무고죄 고소 23건을 가지고 긴급체포를 결정했다.
완벽주의자답게 명주는 이번에도 철저히 준비했다. 황도끼에게 책잡히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사건을 파악했고, 피의자 권리와 진술거부권 모두 흠잡을 데 없이 고지 후 황도끼를 체포하는 데 성공한 것. 시종일관 여자라고 무시했던 명주가 영장을 가지고 나타나 강하게 밀어붙이자 “구속까지 시킬 거요?”라며 슬그머니 존댓말을 하던 황도끼. 끝내 비칠비칠 연행됐다.
한편, 정우와 사기 피의자 김나영을 향한 대면 조사를 이어가던 선웅은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정우가 “돌려줄 게임 머니가 없다”라며 뻔뻔하게 구는 나영에게 “그냥 봐줄까 했는데, 나 현직 검사에요”라며 ‘검밍아웃’을 해버린 것. 나영 또한 지지 않고 “검사들끼리 짜고 선량한 시민 눈탱이를 쳐?”라며 흥분했고, 선웅의 검사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선웅은 사기 사건의 진위를 확인해줄 아이템의 원래 주인이자 정우와 나영의 우상, 게임 속 ‘카뮬로스 대군주’를 참고인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그리고 며칠 뒤, 소환 조사에 모습을 드러낸 카뮬로스 대군주의 정체에 모두가 놀랐다. 다름 아닌 그가 성미란(안은진) 실무관이었던 것. 정우는 익숙한 인물이 의외의 사건에서 등장한 것에 당황한 것도 잠시, 그토록 존경해 마지않던 대군주를 ‘영접’한 것에 기뻐했다. 그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미란의 수하를 자처하려 하는 소동을 벌여 앞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 전개를 맞을지 흥미를 자극했다.
우여곡절 끝에 모든 사건이 마무리된 후, 자신이 망가뜨린 어마어마한 가격의 피규어를 새로 사 정우에게 선물한 선웅. 그러나 몹시 기쁜 기색의 정우는 “제 건 그냥 가짜였는데”라고 말해 온종일 마음고생을 한 선웅의 허무하게 만드는 반전을 선사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검사내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