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병원, 이상한 어른들' 돌담병원과 김사부를 마주한 안효섭의 혼잣말은 과거에 머무른 서우진의 시선이었다. 서우진에게 병원은 돌담병원과는 다르게 엄마의 죽음을 그대로 지켜보게 했고 어른들은 “차라리 죽지. 그게 편했을 걸”이라며 삶을 부정하게 한 존재였다.
20일 방송된 SBS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는 동반자살을 시도한 가족의 유일한 생존자인 서우진(안효섭)의 과거와 같은 사연으로 치료와 수술을 거부하지만 김사부(한석규)의 믿음과 은재(이성경)와 은탁(김민재)의 충고로 마음을 돌리는 우진의 모습이 그려졌다. 또 박민국(김주헌)에게 원장 자리는 내준 여운영 원장(김홍파)은 함께했던 돌담병원의 사람들에게 전하는 말을 끝으로 병원을 떠나며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돌담병원의 금요일은 여전히 바쁘게 움직였다. 미니버스가 뒤집혀 들어온 러시아 무용수들은 각각의 이유로 응급실을 소란스럽게 만들었고 어린아이와 함께 들어온 가족은 난폭한 아버지와 어머니로 또 다른 가족사를 엿보게 했다.
이때 혼수상태로 들어온 어린아이와 아버지를 마주한 서우진은 환자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 채 패틱 상태에 빠지고 시간이 정지한 듯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가족의 동반자살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서우진의 과거가 드러난 것.
서우진은 자살하려 했던 아빠에게 “당신이 지금 무슨 짓을 했는지 똑바로 보세요”라며 의식이 없는 딸의 모습을 마주 보게 goT다. 또 “죽으려던 사람을 살려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진료를 거부하고 “죄송하지만 이 환자 치료하지 못하겠다”라고 냉소적으로 내뱉었고 “이미 죽겠다고 결정한 사람”이이라며 분노를 삼키며 말한다. 김사부는 “방금 뭐라고 했냐”며 어이없어 하지만 서우진은 밀려오는 감정에 자리를 피했다.
두 환자의 수술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긴급 상황이 뒤따르고 서우진의 트라우마를 알고 있는 김사부지만 그에 대한 믿음으로 수술실에 들어오라고 호출했다. 수술을 거부한 서우진을 찾은 은재는 “난 못하는 거지만 넌 안 하는 거잖아. 의사로서 어느 게 더 나쁜걸까”라고 추궁했고 은탁은 “환자를 의사를 고를 수 있지만 의사는 환자를 고를 수 없다고 배웠는데요. 어떤 사람이든 어떤 인생이든 어떤 잘못을 했든! 환자로 우리 앞에 온 이상 어떤 차별도 해선 안된다. 그렇게요”라고 말했다.
수술은 시작되고 모두가 우진의 등장을 포기하고 있을 시 우진은 “사람 살리고 싶어서 온 거 아닙니다. 나한테 저 사람은 여전히 치료하고 싶지 않은 환자니까요” “누가 그러더라구요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건 의사로서 나쁜 거라고, 거기다 선생님한테 진 빚까지 갚으려면 어쨌든 밥값은 해야 하잖아요”라고 수술실을 찾는다. 이는 의사로서 자신의 인생을 살기로 한 서우진의 의지였고 내면의 상처는 아직 치유되지 않았음을 암시했다.
우진은 김사부의 기대대로 완벽하게 출혈 지점을 찾아내며 환자를 살려낸다. 이처럼 가족의 죽음을 눈앞에서 지켜보며 모든 것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 공포를 마주한 순간, “차라리 같이 죽지”라며 삶마저 부정당한 서우진. 기댈 사람 없던 어린 시절을 스스로 인생을 견디고 세상에 부딪혀야 하는 그에게 세상이 얼마나 가혹했을지 상상되는 터.
자신의 몫을 해내는 실력 좋은 의사로 성장해 온 우진에게 시청자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안효섭은 패닉에 빠진 서우진의 모습을 냉소적인 표정과 말투로 또 서서히 달아오르는 분노의 감정으로 넘치지 않게 담아냈으며 눈물을 머금은 눈빛과 미세한 떨림은 섬세한 울림으로 삶의 무게를 느끼게 했다. 또 김사부의 부름에 찾아와 분노를 뒤로한 채 수술에 임하는 냉정함과 의사로서의 책임감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한편, 서우진은 과거의 슬픔에 머물러 있을 틈이 없었다. 불량배들은 눈두덩처럼 불어난 서우진의 빚을 갚으라며 협박하고 병원으로 찾아오고 막막한 현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서우진이 또 다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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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화면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