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항거불능 상태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은 정준영과 최종훈의 항소심 재판에 관한 계획을 밝혔다. 법원은 정준영과 최종훈 측에 정확한 범죄 부인 이유, 항거불능 상태에 대한 판단, 요건이 미비한 증거에 대한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두고 항소심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1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준영과 최종훈의 항소심 재판에서 재판부는 공판 기일을 연기했다. 재판부가 재판 기일을 연기한 이유는 항소 이유 판단을 위해 양측에 증거를 제출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재판부는 본격적인 재판을 2월말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변호인의 항소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이 범행을 부인하는 이유가 정상적인 성관계라고 본 것 인지, 비정상적이지만 범죄가 아니라고 보는지, 평소에도 사건과 같은 성관계를 해서 인지, 형사소송법상 증명이 부족해서 인지를 분명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다음으로 재판부는 변호인이 주장하는 메신저 대화의 증거능력에 대해서도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변호인들은 메신저 대화가 불법적으로 수집됐기 때문에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하지마 1심 재판부는 요건이 미비된 증거도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상 요건이 미비된 증거의 증거능력에 대해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항거불능 상태에 대해서도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심신상실과 항거불능 상태에 대해 몸의 반응이나 신체의 반응 만으로 준강간으로 봐야하는지 아니면 피해자의 마음이나 의사 결정 능력 등도 고려해야하는지 여부도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항소 이유 판단을 위해 피고인인 정준영과 최종훈 측은 물론 검찰에도 폭 넓은 증거 신청을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재판에서 양측은 범행과 관련하여 다양한 증거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정준영, 최종훈에 대해 "항거불능 상태 피해자를 합동 간음하고 이를 나중에 알았을 피해자들이 느낄 고통이 극심하다. 하지만 동종 범죄 처벌을 받은 적이 없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며 선고 이유와 양형 사유 등을 말했다.
정준영은 1심 최후진술에서 "상대방을 배려하고 조금 더 생각했다면 이런 상처를 드리지 않았을 텐데, 내 어리석음이 너무 후회되고 깊이 반성한다"며 법정에서 눈물을 흘렸고, 최종훈은 오열했다.
정준영과 최종훈 등은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 3월 대구 등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여기에 정준영은 2015년 말 동료 연예인들이 참여한 대화방에서 여성들과 성관계한 사실을 밝히는 동시에 몰래 촬영한 동영상을 전송하는 등 11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pps2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