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22일 개봉하는 새 코믹 가족 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2020)는 영화 ‘재심'(2017), ‘또 하나의 약속'(2014)을 연출한 김태윤 감독의 신작이다.
무엇보다 작품 속 어느 캐릭터를 맡아도 기대 이상의 것을 보여주는 배우 이성민이 생애 처음으로 개와 연기 호흡을 맞췄다는 점에서 기대해볼 만하다.
더불어 모델로 출발해 최근 들어 예능 및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배우 배정남, 그리고 드라마 ‘스카이 캐슬’을 통해 안방극장에 신드롬을 일으킨 배우 김서형이 조합을 이뤄 여러 모로 설 연휴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각본 및 연출을 맡은 김태윤 감독은 21일 오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이성민은 연기 베테랑에, 연기 달인이다. 태주 캐릭터가 사람과 교감을 나누는 게 아니라서 선배도 연기톤을 잡는 게 힘들었을 거다. 근데 해내셨다”며 “이성민과 촬영 전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예전에 로봇과 소통하는 ‘로봇소리’를 하셔서, 그때의 기억이 남아 있으셔서 그런지 경험에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태주의 후배 만식을 연기한 배정남에 대해서는 “연기 초입이다보니, 연기를 잘 하려고 하지 말고 본인 스스로를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다. (제가 배정남에게) ‘연기를 잘 하는 걸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편하게 하라’고 했는데 역시 편하게 잘 했다. 근데 본인은 정작 영화를 보고 나서 아쉬워했다. 배정남은 본인 자체가 캐릭터다. 이성민도 그렇게 말했다. 재능 있는, 본인 자체가 캐릭터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평소에도 절친한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가 고스란히 녹아 있어 중간중간 큰 웃음을 안긴다.
김태윤 감독은 “배우들마다 연기하는 톤과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제가 시나리오를 썼어도 그들의 고유 영역을 침범할 수 없다. 감독이 그것을 침범하는 순간 균형점이 깨진다”며 “(감독으로서)최대한 연기를 끌어낸다는 표현이 있긴 하지만 어불성설인 거 같고, 제 생각엔 최대한 편안한 상태에서 배우들이 캐릭터를 잘 보여줄 수 있도록 대화를 많이 하는 게 서로를 향한 최상의 배려인 거 같다”는 자신만의 연출론을 전했다.
이어 ‘이성민 배우가 촬영장에서 스태프에게 밥을 자주 사줬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자, “맞다. 선배가 인격자다. 스태프를 많이 아끼신다. 사운드팀, CG팀 등 팀별로 따로 불러내서 밥을 자주 사셨다”며 "어떤 날은 볼링대회를 열어 사비로 볼링장을 통째로 빌리셨다. 레인 10개를 통째로 빌려서 2~4시간 정도 게임을 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이 영화에는 각양각색의 동물들이 등장해 국가정보국 요원 주태주(이성민 분)와 최고의 팀플레이를 이룬다. 태주의 파트너 알리를 비롯해 고릴라, 앵무새, 독수리, 햄스터, 고슴도치, 말, 흑염소, 판다 등이 등장해 색다른 즐거움을 안긴다.
동물은 배우들이 목소리를 덧입혀 한층 더 생동감 있게 만들었다. 유인나가 판다, 김수미가 앵무새, 이선균이 알리, 이순재가 햄스터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에 힘을 실었다.
김태윤 감독은 “이순재, 김수미 선생님에게 목소리 연기를 제안했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감사했다. 인맥을 총 동원해서 부탁을 드렸다. 역할이 동물인데도 하겠다고 하시더라(웃음). 취지를 설명 드리니 두 분 모두 동의하셨다"며 "이순재, 김수미 선생님의 시그니처 목소리를 그대로 가져오고 싶었다. 이순재 선생님은 원래 성우였는데 오랜만에 목소리 연기를 해서 좋다고 하시더라. 햄스터 캐릭터를 잘 살려주셨다”고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22일 개봉. 러닝타임 1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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