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웅인이 '99억의 여자'에서 호흡한 후배 연기자 이지훈을 칭찬했다.
정웅인은 23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KBS 2TV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99억의 여자'는 우연히 현찰 99억을 움켜쥔 여자가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23일 밤 방송된 32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정웅인은 이번 작품에서 99억을 움켜쥔 여자 정서연(조여정 분)의 남편 홍인표 역을 맡았다. 홍인표는 사회에서 성공하지 못한 열등감과 정서연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잃고 아내를 학대하는 인물이다.
정웅인은 홍인표 역을 통해 소름 돋는 열연을 펼치며 '2019 KBS 연기대상'에서 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이에 시상식에서도 "시청자에게 감사하다. 주변에 나가면 웃지 않아도 두려워한다. 웃는다고 두려워한다. 드라마에 몰입하면서도 연기로 봐주셔서 상을 받았다"고 재치 있는 수상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그는 "시상식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눈높이도 그렇고 예전처럼 나쁜 놈들 나오면 돌멩이 던지고 때리고 그랬던 게 아니다. 지금은 연기로 봐주신다. 오히려 악역, 불편한 연기를 해도 상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후배들한테 '악역만큼 힘든 게 없다. 어느 선까지가 리얼하고 어느 선은 지켜줘야 하고 어느 선은 넘으면 욕먹을 것 같고 이런 것들에 대한 회의, 토론이 굉장히 중요하다. 코미디와 악역은. 그걸 해낼 수 있는 후배들이 생기면 참 좋겠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대가 바뀌어서 연기적인 인정을 받는다면 연기자의 스펙트럼도 넓어질 것 같다. 완전 예전부터는 아니지만, 예전엔 그런 것을 인지하더라도 얘기는 못했지만 이제는 그런 것들이 드러나니까 그런 것을 잘하는 사람들이 드러나니까. 어쩔 수 없는 팩트다. 아무래도 이런 것들은 미래에도 불문율일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가운데 정웅인이 눈여겨본 후배는 '99억의 여자'에서 이재훈 역으로 함께 한 배우 이지훈이었다. 정웅인은 "이지훈 씨가 남달랐다. 이 드라마에서 마지막 캐스팅이었다. 이재훈 역에 난항을 겪을 때 이지훈 씨가 문경에서 '신입 사관 구해령'을 하고 있을 때였는데, 대본 리딩 날 그 친구가 올라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대본 리딩에서 '하고 싶어서 덤볐다’고 하더라. 나도 있고 다른 선배님들 때문에 하고 싶었다고"며 웃었다.
그는 "가능성이 상당히 좋은 느낌이 있다. 저한테 아기처럼 엉겨 붙는 느낌도 좋더라. 남자 배우는 음성이 중요한데 보이스 색깔도 좋게 봤다"며 호평했다. 또한 "주원 느낌도 났다. 눈여겨볼 만한 친구가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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