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웅인이 '99억의 여자'에서 부부로 호흡한 후배 연기자 조여정에 대해 호평했다.
23일, 정웅인은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KBS 2TV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99억의 여자'는 우연히 현찰 99억을 움켜쥔 여자가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영화 '기생충'으로 지난해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을 정도로 각광받은 조여정이 타이틀 롤 정서연 역을 맡아 열연했다. 정웅인은 정서연을 학대하는 남편 홍인표 역을 맡아 출연했다.
정웅인은 조여정과의 호흡에 대해 "조여정은 이번에 처음 봤다. 제가 제작발표회부터 여러 가지로 너무 작은데 여우주연상을 받아서 작지만 큰 배우가 됐다고 했다. 역시나 여우주연상을 받을 수 있는 만큼의 내공은 가진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감탄했다.
그는 "조여정이 타이틀 롤이지만 현장에서 웃음을 잃지 않고 늘 열심히 했다. 홍인표란 남편이 물리적으로 가하는 행위들이 있는데 그런 것을 본인이 더 세게 해달라고 하더라. 그래야 처절함이 다가오니까. 그리고 그 돈을 거머쥐었을 때 희열감이 커지려면 학대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웅인은 홍인표가 정서연을 학대하는 상황을 극도로 끌어올린 '얼음물 씬'에 대해서도 조여정 아이디어였다고 말했다. '얼음물 씬'은 홍인표가 정서연이 들어간 욕조에 얼음물을 붓고 샤워기로 차가운 물을 뿌리며 학대하는 장면이다. 극 초반 등장해 홍인표의 잔인함과 정서연의 처절함을 보여주며 회자됐다.
이와 관련 정웅인은 "얼음물에 넣는 것도 원래 대본에서는 일반 물이었는데 얼음도 조여정과 감독님 아이디어로 추가됐다. 그냥 물만 뿌리면 물이 차갑다는 걸 알릴 수 없지 않나. 촬영 현장에서 조여정이 '얼음을 넣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역 분들도 있긴 했다. 조여정도 본인이 먼저 얼음물에 들어가겠다고 했는데 제가 대사 하는 시간도 있지 않나. 그걸 끝까지 다 소화하진 못했다. 마지막 한 소절을 남기고 뛰쳐나와서 '오빠 미안해, 도저히 차가워서 못 버티겠어'라고 사과하더라. 그렇지만 그런 것들도 더 세게 해 달라면서 열심히 하는 게 괜히 세계적인 배우가 되는 게 아니구나 싶더라"라고 조여정을 칭찬했다. 또한 "이제 세계적인 배우를 더 못 보니까 아쉽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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