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아이콘택트'를 통해 음주운전 논란 이후 3년 만에 복귀했다. 아내와 아들이 있다는 놀라운 고백부터 장모님에게 사위로 인정받기 위해 용기를 냈다.
27일 오후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서는 음주운전으로 활동을 중단한 뒤,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길이 눈맞춤방에 등장했다.
1999년 허니패밀리 1집으로 데뷔한 길은 개리와 힙합듀오 리쌍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히트곡을 만들었다. 두 사람은 가수 활동 외에도 길은 '무한도전', 개리는 '런닝맨' 멤버로 활약하면서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길은 2004년과 2014년 음주단속에 걸려 벌금형을 선고 받아 실망감을 안겼다. 이어 2017년 6월 28일 서울 남산3호터널 입구에서 자신의 차를 세워두고 잠을 자다가 또 다시 경찰의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65%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으며, 처음에는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다 나중에 혐의를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같은 잘못을 세 번이나 반복한 길은 모든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고, 2017년 이후 지금까지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한 중년의 여성은 "우리 딸이 3년간 실종이 됐다. 집에서 은둔 생활을 하고 노출을 할 수가 없다. 사위가 예쁘겠나. 안 예쁘다"며 말문을 열었다.
MC 강호동, 이상민, 하하는 "사위는 이렇게 집 밖으로 나오는데", "도인이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장모님 속을 태운 사위는 가수 길이었고, 길의 등장에 MC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상민은 "이게 말이 되냐? 지금 소름이 끼친다"고 했다.
길은 "일단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할 것 같다. 나와 내 음악을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너무 실망감을...정말 죄송하다"며 지난날의 과오에 대해 사죄했다. 그는 "지금도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게 잘하는 일인지 잘못하고 있는 것인지 사실 잘 모르겠다. 처음에 몇 달은 밖에 나가질 않았다. 못 나가겠더라. 이런 내가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내 자신이 싫더라"고 했다.
또, 길은 "'음악을 해서 뭐하나..음악으로 보답을 해? 말도 안 되지' 싶어서, 악기들을 전부 치웠다. 그러다 몇 달이 지나면서 '그래 걷자. 산속에는 아무도 없으니' 싶었다. 산을 걷다가 누군가 알아볼까 봐 '빨리하고 움직여야지' 생각했다. 그러다보면 혼자 남게 되고, 동료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연락을 안 하게 됐다"며 주변을 차단하고 살았다고 했다.
그는 "어디 가서 밥을 먹을 때도 이것도 사치인 것 같고, 혹시나 다른 분들이 내가 맛있게 밥 먹는 것을 보고 불쾌하시지 않을까, 불편하시지 않을까 싶었다. 그냥 유령처럼 살았다"고 했다.
장모님은 "자기가 저지른 일인데 어쩌겠나. 자업자득이다. 그리고 우리 딸도 날카로워져 있었다. 이런 말 해도 괜찮을지 모르겠는데, '헤어지라고 말하면 안 될까, 헤어졌으면 좋겠어. 이건 아닌 것 같아'라고 했다. 그런데 그땐 이미 뱃속에 우리 손자가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길은 "3년 동안 나에 대한 여러가지 소문이 있었다. '결혼했다. 아이를 낳았다' 이런 얘기가 있었는데, 3년 전에 언약식을 하고, 2년 전에 아들이 생겼다. 주위에 아는 분들이 지금도 많지 않다"고 고백했다.
길은 "타이밍은 놓친 거다. 일단 내가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했을 때였고, 또 주위의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은 상태여서 나와 연락이 안 닿으니까 내가 아들을 낳았다는 걸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기자분들이나 여러 매체에서 내 주위 분들에게 연락이 왔는데 당연히 아니라고 그럴 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걸 나중에 알고 나서 다시 바로 잡고 싶은데, 타이밍을 놓치니까 걷잡을 수 없었다. 축복 받으면서 결혼하고 아들의 돌잔치도 해야하는데 다 못했다"며 아내와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장모님은 "섭섭했다. 기사가 났을 때 맞다고 하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며 "내가 너무 화가났다. 임신해서 애 낳으면 축하 받아야할 일이고, 행복하고 좋아야 하는데, 절대 그게 아니었다. 어둡고, 슬펐다. 아기가 꼬물꼬물하고 얼마나 예쁘겠나. 그런데 난 (사위가 미워서) 손자도 보고 싶지 않았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MC 이상민은 "여자는 아이를 가졌을 때, 낳았을 때 그때가 가장 평생의 기억에 남는다고 하더라. 이때 사랑과 보살핌을 받고 싶다고 했다", 강호동은 "그래서 우리도 전혀 소식을 접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길은 "그 모든 일들이 나 하나 때문에 일어난 일인데, 아내는 묵묵히 옆에서 같이 반성하는 사람의 마음이었다. 나야 당연히 혼나야 하고, 손가락질 당하고 그게 마땅하지만 내 아내와 아내의 가족들은 상처받을까 봐, 그 두려움이 컸다. 그래서 집, 집, 집 계속 감추면서 살았다"며 힘들었던 날을 언급했다.
장모님은 "우리 딸이 잘 웃고,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한다. 그런데 밖에 못 다닌다. 참 안 쓰럽다. 불쌍하다. 그러려고 키운 게 아닌데 그렇게 됐다"고 했고, 길은 "장모님이 거의 나와 이야기를 안 한다. 내가 식사할 때 장모님이 자리를 뜨고, 장모님이 식사를 하면 내가 자리를 뜬다. 그 냉랭한 어색함, 그게 더 가슴이 아프다"고 고백했다.
장모님은 "머리로는 모든 걸 이해하는데, 가슴으로는 이해가 안 되더라. 아무도 딸이 시집을 갔다는 생각을 못한다. 내 딸은 정식으로 결혼식을 하지 않았다. 계속 숨기니까 미혼모나 다름 없다. 딸과 손자가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마음껏 돌아다녔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사위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길은 "아내와 나, 아들과 내가 찍은 사진은 있는데, 가족이 모두 다 같이 찍은 사진이 없다. 가슴 아프다. 결혼식을 더 미루면 안 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올해 여름에 아내의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장례식장에 갔는데, 사위라서 자리를 지켜야 했다. 그런데 장모님이 사람들이 오니까 '나가서 차에 있어라'고 하시더라. 조문객들이 오시면 차에 가 있다가 새벽에 정리할 때 되면 들어가서 앉아 있다가, 그렇게 3일 동안 있으면서 '더이상 결혼식을 미루면 안 되겠다' 싶었다. 장모님이 떳떳하게 '내 딸이 시집갔다. 내 딸이 애가 있다. 손자가 생겼다'라고 주위분들에게 말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방송에 나온 이유를 밝혔다.
길은 눈맞춤방에서 장모님을 만났고, 이때 장모님은 "난 꼭 물어볼 게 한 가지가 있다. 그때 우리 딸하고 결혼 기사가 났었다. 사실무근이라고 나오던데, 왜 안 밝혔는지, 왜 그랬는지"라고 물었다. 이어 "사실 섭섭했다. 인정했다면 순조롭게 풀리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 딸도 꿈이 있었고, 하고자 하는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바깥을 마음대로 출입 하지 못한다. 숨어 있어야 하고, 숨겨져 있어야 한다. 난 그러자고 키운 건 아니다. 그래서 자네가 밉다"며 속마음을 꺼냈다.
길은 "내가 두려움이 컸고, 기사화 됐을 때 그 밑에 달릴 댓글에 아내와 장모님이 상처 받지 않을까 걱정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할때 아내가 '오빠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렇게 얘기를 해주니까 장모님 생각은 안 하고, 그냥 우리가 판단했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장모님은 "사위로 인정받고 싶으면 결혼식을 하면 된다. 그럼 받아들이겠다. 절에 가서 날도 잡아 왔다. 4월 11일이다"고 했고, 길은 "사실 저도 날을 잡아 왔다. 5월"이라고 답했다.
길은 "내가 축복 받으면서 결혼식을 해도 될까 싶다. 작게 가족들끼리 모여서 하는 스몰웨딩을 하고 싶다"고 했고, 장모님은 "난 싫다. 가뜩이나 여태껏 숨겨왔는데 말이 좋아 스몰웨딩이지. 거창하게 하자는 것도 아니다. 그냥 동네 어르신들한테 인사드리고 잔치국수 해서 면민회관 가서 하면 된다. 너무 많은 걸 생각하고, 거창하게 시작해야 된다는 생각은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길은 "앞으로 연예인 길이 아니라 어머니의 사위 길성준으로서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며 "어머니 저를 사위로 받아주시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장모님은 "아직은 아닌 것 같다. 결혼식을 올리고 나면 그때 받아들일 것 같다. 지금은 아니다"라며 눈맞춤방을 돌아서 나갔다.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장모님은 "나도 거기 혼자 세워놓고 나오는데 마음이 아프고, 편하지 않았다. 죄인처럼 앉아 있는 모습이 안쓰럽고 짠했다. 그럼에도 내 생각은 그렇다. 결혼식을 올려야 정식으로 사위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내 생각보다 가슴이 많이 닫혀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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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이콘택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