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내전’ 이선균의 수난 시대가 열렸다. 새로운 지청장에게 ‘길들기를 거부’하며 공판 검사로 보직이 변경된 것. 부당한 처사가 돌아올 줄 알면서도 제 뜻을 굽히지 않은 이선균에게 시청자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지난 28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검사내전’(연출 이태곤, 크리에이터 박연선, 극본 이현, 서자연, 제작 에스피스, 총 16부작) 12회에서 이선웅(이선균)을 비롯한 형사2부 검사들은 새로 부임할 지청장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새 지청장 최종훈(김유석)은 보통 인물이 아니었다. 출근도 전에 진영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차명주(정려원)와 형사1부 남부장(김용희)만을 불러냈고, “두 사람 밖에 없더구만? 믿고 같이 일할 만한 사람들이”라며 명주를 제외한 형사2부를 따돌린 것.
아니나 다를까 첫 업무 보고 자리에서도 “2부는 차명주 검사 혼자만 일을 하나요?”라며 ‘프로 저격러’의 면모를 보였다. 한 차례 폭격을 맞은 형사2부는 매주 실적 보고를 지시받았고, 구속률 최하위를 기록한 선웅(이선균)은 당분간 당직 덤터기를 피할 수 없었다. 조민호(이성재) 부장은 당직을 면해주기 위해 선웅에게 구속이 확실한 사건들을 몰아서 배당했고, 그 결과 선웅은 자신에게 배당된 상습 음주운전 피의자 박선우(조이행)의 사건에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한,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우발적 절도를 저지른 남자의 사건을 배당받은 명주는 전후 사정을 파악하곤 피의자에게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기소유예를 결정했다. 그러나 선웅과 명주의 사건들을 보고받은 종훈의 생각은 달랐다. 선웅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음주운전 건은 불구속으로, 명주가 기소유예한 절도 건은 구속으로 처리하라고 지시한 것. 앞서 음주운전 피의자의 매형이자 변호사인 최태중(차순배)에게 소개받은 광해일보 하기자(김대흥)로부터 따로 부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선웅은 종훈의 ‘강약약강’식 수사 지시에 반기를 들었다. 종훈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구속 수사를 주장했다가 경고를 받았고, 당직 때는 형사2부 동료들과 야식을 즐기다 걸려 반성문까지 쓰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란히 앉아 초등학생들처럼 반성문을 끄적이던 선웅과 민호. 반항 심리에 자리를 박차고 나와 물안개로 향했고, 한밤중 술에 취한 선웅은 음주운전 피의자 박선우를 마주쳤다. 술집에서 나온 박선우는 또다시 태연하게 음주운전을 했고, 선웅은 인사불성으로 취한 민호도 내동댕이친 채 그를 뒤쫓았다.
다음날, 종훈과 함께한 회의 시간엔 명주의 조용한 반란이 일어났다. 우발적 절도범에 대해 끝내 구속영장을 올리지 않은 명주는 어떻게 된거냐 따져 묻는 종훈에게 “제가 오해를 했던 것 같습니다”라는 생뚱맞은 말로 그의 얼을 빼놓았다. 이어 명주는 “이런 범죄자를 기소유예하면, 다시 또 범죄를 저지를 게 뻔하니까, 일단 구속해서 구치소에 있게 하는 게 낫겠다는 말씀이셨잖습니까?”라고 대답했다. 부산에 있는 시설에 피의자를 위탁 조치했고, 구속도, 기소유예도 하지 않고 사건을 처리했음에도 종훈이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만든 명주. 그야말로 종훈을 손바닥 위에서 가지고 논 셈이었다.
한편, 음주운전 건에 대해 선웅은 종훈을 거치지 않고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항명에 법규 위반이라며 “당신 미쳤어?”라고 길길이 날뛰던 종훈. 그러나 선웅은 지난밤 박선우의 음주운전 장면을 목격했다고 답했고, “당직 중에 근무지 이탈하고 음주한 부분에 대해서는 징계받겠습니다”라며 침착함을 유지할 뿐이었다. 소심하지만 길들기를 거부한 반골 검사 선웅. 3개월 감봉 조치에 종훈의 악의가 담긴 보직 변경으로 공판까지 담당하게 된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선웅의 표정은 당당하고 시원해 보였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검사내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