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부장들' 이병헌 vs 이성민・이희준 vs 곽도원, 쫄깃 심리극[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01.30 10: 52

 박 대통령(이성민 분)을 향한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 분)의 ‘충성’이 ‘총성’으로 변했다.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은 1979년 10월 26일, 김규평이 박통을 총살하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해 사건 발생 40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前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 분)은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전 세계에 대한민국 유신정권의 폐해를 고발한다.
김규평이 박 대통령을 어떻게 저격했느냐가 아니라 왜 암살했을까, 라는 궁금증을 품고 청와대와 중앙정보부, 육군 참모 본부에 몸 담았던 인물들의 심리를 따라가며 풀어헤친다.

영화 스틸사진

영화 스틸사진
‘남산의 부장들’은 당시 최고 권력기구였던 중앙정보부 소속 부장들과 이들이 주도한 정치 이면을 그린 원작을 근간으로 한다. 김충식 교수가 동아일보 기자시절 2년 2개월간 연재한 동명의 논픽션을 영화화 한 것이다.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우민호 감독은 기사에도 나오지 않은 인물들의 심리를 상상해 실세 사건과 절묘하게 접목시켜 서사를 구축했다.
박용각의 고발로 흥분한 박통은 그를 없애버리라고 지시하지만, 용각의 친구였던 규평이 나서서 자신이 해결해보겠다며 미국으로 떠난다. 김규평은 박용각이 쓴 ‘혁명의 배신자’ 원고 원본을 압수하면서 상황을 일단락시킨다.
영화 스틸사진
하지만 규평은 그로부터 박통의 비밀계좌를 관리하는 최상위 집단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박통의 이중성을 의심하기 시작하는데…상황이 잠잠해진 듯 보였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김규평은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 분)과 2인자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다시 한 번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
‘남산의 부장들’은 정치 드라마라기보다 심리 드라마 혹은 느와르로 분류할 수 있는 영화다. 박정희 대통령 암살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감독이 가타부타 정치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1인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세력 다툼을 하는 2인자들의 집착과 갈등, 증오, 배신에 집중해 속도감 있게 끝까지 유지한다.
여러 가지 사안을 바라보는 인물들의 해결방식 차이, 그것으로 인한 갈등, 미세한 틈새에서 시작된 걷잡을 수 없는 심리 싸움이 ‘남산의 부장들’을 이루는 핵심 서사이다. 러닝타임 114분. /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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