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의 원인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한국 연예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공연부터 시사회까지 대규모 군중이 운집할 만한 각종 행사들이 잇따라 취소되는가 하면 일부 연예인들은 '인증샷'을 통해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30일 연예계에서는 가수 태연과 보이그룹 NCT 드림(DREAM)의 해외 공연이 잠정 연기됐다. 또한 KBS 2TV 측이 음악 프로그램 '뮤직뱅크'의 사전 출근길 촬영을 취소하고 방역 강화 방침을 밝혔다. 영화 '사냥의 시간' 측도 쇼케이스 행사 취소 소식을 밝혔다.
먼저 공연기획사 드림메이커 측은 이날 오전 공식 SNS를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로 내달 1일 싱가포르 실내 체육관(Singapore Indoor Stadium)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태연 콘서트-더 언씬-인 싱가포르(TAEYEON Concert – The UNSEEN – in SINGAPORE)' 공연이 연기됐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드림메이커 측은 "아티스트와 관객, 스태프들의 안전이 제일 우선 사항이며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관계 당국의 조언에 따라 확산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티켓을 구매하신 분들에게는 구매처를 통해 곧 전원 환불 처리 예정이다. 죄송하다"고 설명했다.
태연과 같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후배 그룹 NCT 드림의 싱가포르, 마카오 콘서트도 미뤄졌다. 당초 NCT드림은 2월 7~8일과 15일 각각 마카오 브로드웨이 시어터와 싱가포르 더 스타 시어터에서 '더 드림 쇼(THE DREAM SHOW)' 투어 공연을 개최하고자 했다.
같은 날 오후 KBS는 보도자료를 통해 31일 예정됐던 '뮤직뱅크' 출연진의 출근길 촬영에 대한 비공개 방침을 밝혔다. 기존 '뮤직뱅크'는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방송 당일 이른 아침부터 출연자들을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을 위한 이벤트로 야외 출근길 포토존 촬영이 진행돼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며 많은 팬들이 몰려들 수 있는 야외 행사를 취소한 것. 방송 또한 생방송이 아닌 녹화로 진행된다. 아울러 '뮤직뱅크'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객석 입장 전 발열감지기를 설치한다. 37.5도가 넘는 관객은 입장이 불가능하다. 손세정제도 준비할 예정이다. 관객들의 마스크 착용을 권장한다"고 공지했다.
영화 '사냥의 시간' 측도 이날 오후 쇼케이스 행사 취소 소식을 밝혔다. 제작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2월 5일 진행 예정이었던 '사냥의 시간' 쇼케이스 행사가 취소됐음을 알려드린다"며 "행사를 기다려주신 모든 분들의 너른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배우 전소민도 2월 1일 진행하기로 한 에세이 '술 먹고 전화해도 되는데'의 사인회 취소했다. 그는 29일 개인 SNS를 통해 "정말 죄송하다"며 기대했던 팬들에게 사과한 뒤 "저도 이 만남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아무래도 많은 분들의 건강을 위해 연기하게 됐다. 꼭 건강히 다시 만났으면 한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이밖에도 다양한 스타들이 개인 SNS를 통해 팬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29일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장성규는 개인 SNS에 마스크를 낀 채 영화 '정직한 후보' 시사회에 참석한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이와 관련 "영화 시사회를 마스크 끼고 보기는 처음"이라며 "다른 분들께 죄송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싫다"고 영화관 같은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강조했다.
또한 가수 미나는 30일 마스크는 물론 고글까지 쓰고 중무장한 채 공항을 방문한 사진을 공개해 시선을 모았다. 그는 "오늘 완전무장하고 자카르타에 간다. 공항이랑 비행기에서 더 조심해야 한다. 사람들이 저를 이상하다고 쳐다보지만 창피한 건 잠시. 아직도 공항에 마스크 안 끼신 분들이 계시다. 모두 건강 잘 챙기시고 마스크 잘 쓰고 다니시고 손 자주 씻으시라. 전 세정제랑 소독제 따로 담아서 비행기 탄다. 7시간 비행해야 되는데 좀 갑갑하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 지역에서 발생한 폐렴의 일종이다. 한국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오늘(30일) 오전 9시까지 국내 확진 환자는 4명, 조사 대상인 유증상자는 240명이다. 이 가운데 199명이 격리 해제됐고 41명이 격리 중인 상태다. 국외에서는 이날 정오를 기준으로 총 7808명의 확진 환자가 집계됐고 그중 7711명이 발생지인 우한을 비롯한 중국에서 나타났다.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자는 중국에서 170명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