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수꾼’의 드림팀이 다시 모였다. 윤성현 감독과 이제훈, 박정민의 재회, 그리고 안재홍과 최우식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청춘 배우들의 합류로 더욱 탄탄해진 시너지가 영화 ‘사냥의 시간’을 완성했다. ‘파수꾼’을 잇는 독창적이면서도 강렬한 작품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31일 오전 11시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젊은 배우들의 에너지”를 관전포인트로 꼽으며 기대를 당부했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이날 윤성현 감독은 ‘사냥의 시간’에 대해서 “드라마나 대사 위주의 영화가 아니라 표정과 단순한 추격전에서 오는 재미들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 때문인 것 같다. ‘파수꾼’ 같이 감정이 깊고 대사도 많고 입체적인 인물들이 많은 영화가 꿈꿔온 영화지만, ‘듀얼’이나 ‘터미네이터’, ‘조스’, ‘매드맥스’처럼 다른 영역의 영화적 재미를 주는 영화들을 좋아했었다. ‘파수꾼’을 만들고 나서 반대 진영에 있는 영화도 만들어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시작하게 된 것 같다”라고 작품을 구상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윤성현 감독은 “새로운 부분이라고 한다면 ‘파수꾼’은 굉장히 드라마가 중심이고 이야기 구조도 복잡하고 감정에서 오는 리얼리티에 초점을 맞춘 영화라면, ‘사냥의 시간’은 그 반대로 해보고 싶었다”라며, “리얼리티보다 좀 더 표현주의 영화다. 캐릭터도 상황에서 오는 추격전, 긴장감이 초점을 맞췄다. 이야기 구조도 단순하고 직선적으로 이뤄진 영화다. 내러티브 위주의 영화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조스’나 ‘터미네이터’ 형태의 직선적이고 추격전 형태로 이뤄진 ‘매드맥스’ 같은 영화들이 한국에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이야기나 대사 위주의 영화라기보다는 단순한, 디테일한 표현과 시네마틱한 음악, 사운드, 배우들의 표정으로 이뤄진 영화다. ‘파수꾼’을 포함해서 다른 한국 영화들과 다른 방향성으로 가고 싶었던 영화다. 시대적 배경은 내가 설정했을 때는 급미래라고 설정했는데, 꼭 급미래로 보여지길 바라지는 않았고 은유적인 영역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이라고 덧붙였다. 윤성현 감독은 이번 작품에 미술이나 의상, 음악 등 빈민가에서 생겨난 하위 문화를 녹여냈다.
윤성현 감독은 “젊은 배우들의 하위 문화들이 포함된 색다른 지점이 들어가 있는 영화라서 그런 점에서 다르게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사냥의 시간’은 지난 2011년 개봉된 영화 ‘파수꾼’의 주역들이 다시 모인 작품이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주목받고 있다. 이제훈과 박정민, 윤성현 감독의 재회는 이번 작품에 대한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높이는 요소다. 이제훈은 ‘파수꾼’으로 제32회 청룡영화상 신인 남우상을, 윤성현 감독은 신인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윤성현 감독은 ‘사냥의 시간’을 통해 다시 한 번 독창적이면서도 강렬한 작품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이제훈은 ‘파수꾼’ 이후 9년 만에 윤성현 감독, 박정민과 재회한 것에 대해서 “촬영 환경적으로 ‘파수꾼’이 독립영화다 보니까 열악한 것들이 있었다. 식사를 하는데 있어서 좀 더 풍족한 식사를 제공받고 있는데, 독립영화 찍었을 때는 김밥과 도시락을 끼니를 해결하고 촬영했다. 그 외에는 두 사람 모두 9년이라는 시간 동안 오면서 변한 게 하나도 없이 똑같다. 그때의 촬영 현장과 지금 촬영 현장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고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또 이제훈 “항상 이렇게 다시 모이기를 꿈꿨었는데 박정민 배우, 윤성현 감독님과 함께 작품을 해서 너무 좋았다. 좋은 배우들과 앙상블을 맞추니까 그때 생각이 많이 났다. 촬영 현장은 솔직히 춥고 힘들었지만 있어서 버티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박정민도 “긴 시간 동안 계속 만나고 이야기하면서 지내왔다. 9년 전을 한 번에 돌아보면 변한 게 있겠지만 계속 같이 지내면서 돌아보면서 지냈기 때문에 우리는 변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변한 게 있다면 현장 사이즈가 커졌고, 장비와 스태프들이 더 많아졌다. 제훈이 형을 포함한 배우들이 인기가 많아져서 커피차도 오고 그랬다. 그런 외부적인 환경들만 바뀐 것 같다. 우리의 본질적인 것들은 거의 변한 게 없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사냥의 시간’은 이제훈부터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까지 젊은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가 기대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또래 배우들이 모인 만큼 촬영현장에서의 호흡도 좋았다. 연기파 젊은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가 작품 안에 고스란히 담겼다.
윤성현 감독 “영화를 처음 기획했을 때 체험적인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그 상황에 같이 몰입해서 보면 어렵지 않게 쭉 따라갈 수 있는 집중력 있는 영화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사냥의 시간’은 한국 영화 최초로 제70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세션에 공식 초청되며 해외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윤성현 감독의 세계가 이번에는 어떻게 펼쳐졌을지 기대를 모은다. 내달 개봉 예정이다. /se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