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최고가 될까?’ 회복의 영양학에 물든 롯데 [오!쎈 애들레이드]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2.04 05: 42

야구에서 성공을 결정하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 한 가지가 144경기가 펼쳐지는 장기레이스에서의 꾸준함이다. 꾸준함의 근원은 어디서 오게 될까라는 질문이 이어진다면 결국 회복이다. 롯데는 스프링캠프 시작과 거의 동시에 꾸준함과 회복의 중요성을 깨닫는 시간을 가졌다.
롯데는 오프시즌 선수단 안팎의 변화는 물론 조직에도 큰 폭의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스포츠 사이언스팀의 신설은 트레이닝 파트에 획기전인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암시였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출신의 허재혁 트레이너를 팀장으로 앉혔고 선수들의 몸 관리는 물론 식단 조절까지 신경썼다. 변화는 이미 지난 마무리캠프부터 감지됐다. 마무리캠프 기간 동안 선수들의 식단을 세세하게 신경썼다. 김해 상동구장의 식단 구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채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호주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에서도 이러한 스포츠 사이언스팀의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첫 훈련 턴의 마지막날인 지난 3일, 롯데는 허재혁 스포츠 사이언스 팀장의 주도로 식단 관련 다큐멘터리를 단체 시청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재 유명 OTT 플랫폼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더 게임 체인저스(The Game Changers)’라는 다큐멘터리였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 다큐멘터리의 요지는 허재혁 팀장이 마무리캠프부터 강조했던 식단과 일맥상통한다. UFC 파이터 제임스 윌크스의 경험과 인터뷰로 구성된다. 채식으로 식단을 바꾼 뒤 성공한 운동선수들이 차례로 등장해 채식의 장점을 역설하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에게 와닿을 수 있는 부분은 채식으로 근육의 피로도가 줄어들고 회복력도 더 빨라졌다는 점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이 강조가 되면서 채식보다는 육식이 더 익숙해진 세태와 정 반대되는 이론이다. 하지만 허재혁 팀장은 채식의 힘을 곧 믿고 있다. 동물성 단백질보다는 식물성 단백질이 혈류가 원활해지면서 야구의 장기레이스에 가장 필요한 회복력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
허 팀장은 “영양은 운동선수의 성공 요소 중에 가장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스포츠계에서는 너무 과소평가 받고 있다. 아마추어는 물론 프로 선수조차도 식단 관리에 소홀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면서 “과거에는 ‘운동선수는 무조건 배부르게 먹으면 된다’라는 잘못된 인식이 강했지만 무슨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서 커리어가 연장될 수도 있고, 평범했던 선수가 톱클래스 선수로 바뀔수도 있다. 그만큼 영양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테니스 첫 메이저대회인 올해 호주오픈 우승자 노박 조코비치를 가까운 예로 들었다. 그는 “조코비치도 식단을 바꾼 뒤 체력과 회복 능력이 향상돼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는 매우 유명한 스토리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미국과 같은 스포츠 선진국에서는 회복이 화두다. 야구는 축구나 농구처럼 시합 중 소비하는 에너지는 적다. 하지만 일주일에 6경기, 한 시즌 144경기의 장기레이스다. 시합이 끝나고도 다음날 시합을 위해 최대한 빠르고 많이 몸을 회복해야 좋은 경기력을 시즌 내내 유지할 수 있다”면서 “운동을 하게 되면  많은 염증이 발생됀다. 염증으로 인해 근육통 등이 발생하고 몸이 아프게 돼는데 이때 올바른 음식을 섭취한다면 체내 염증을 줄여줘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회복력은 곧 식단에서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햄버거, 치킨 등 고열량 패스트푸드는 염증을 촉진시켜 회복력에 영향을 주기에 당연히 멀리해야 한다는 점도 거듭 언급했다. 
이날 허재혁 팀장이 주도한 다큐멘터리 시청에는 허문회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선수들, 구단 프런트까지 참석해 1시간 30분 가량을 집중했다. 이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뒤 한 선수는 “내가 1%라도 지금보다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였기 때문에 1시간 30분이 순식간에 흘러간 느낌이었다”고 시청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작은 것 같지만 이러한 차이가 쌓이고 쌓여 시즌의 큰 차이를 만든다. 롯데는 작은 부분일 수도 있지만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며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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