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억대연봉’ 진명호의 동기부여, “좋은 것은 다 해봐야죠" [오!쎈 인터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0.02.18 09: 02

롯데 자이언츠의 불펜 마당쇠 진명호(31)는 호주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의욕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 중 한 명이다.
스포츠 사이언스 팀에서 준비한 채식 식단 관련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뒤 식단 개선에 나서고 있고, R&D팀에서 준비한 데이터에도 누구보다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캠프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위해 숙소 인근 사설 트레이닝 센터를 활용하는데, 진명호는 센터 등록 절차를 1등으로 마쳤다. 그만큼 올 시즌을 맞이하는 의욕은 남다르다.
‘이현이 아빠’로도 알려진 진명호인데 이제 아내의 뱃속에 둘째도 생겼다. 지난해 60경기 63⅓이닝 3승2패 9홀드 평균자책점 3.41의 성적을 바탕으로 7300만원이었던 연봉은 71.2% 인상된 1억2500만원으로 뛰었다. 데뷔 첫 억대 연봉도 돌파했다.

롯데 진명호가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sunday@osen.co.kr

 그는 “몸에 좋다는 것은 다 해봐야 한다. 둘째도 이제 뱃속에 있다. 모든 아빠들의 입장이 똑같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멋쩍게 웃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마당쇠였고 최하위 롯데에서도 손에 꼽는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였다. 진명호는 “팀은 비록 최하위였지만 이기는 경기에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면서 “그동안 팀에서 기회도 많이 줬는데 좋은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홀드 기록보다 팀의 위기 상황을 막아낸 뒤 ‘팀 승리에 기여 했구나’라는 생각이 머릿 속에 많이 남았다. 그 기분이 너무 좋았다”고 되돌아봤다. 
그리고 팀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가짐의 변화는 개인 성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거만해 보일 수 있는 말이고 나도 처음에는 이런 생각이 싫었다”고 전제한 진명호다. 하지만 “그동안 팀을 많이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잘하면 팀의 승리도 따라오는 것 같다. 이런 생각으로 바꾼 뒤 좀 더 잘 된 것 같다. 내 부담도 덜어지는 것 같다. 절대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허문회 감독이 강조하는 '개인 사업자' 철학과도 궤를 같이 하는 진명호의 마음가짐이었다.
캠프의 다른 어떤 투수들보다 먼저 몸을 만들었고 일찌감치 공을 던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통증을 잊기 위함이었다. 고질적인 어깨 통증이 있었고 2016년 수술도 받았다. 그는 “투수를 하고 난 뒤 항상 어깨에 주사를 맞았다. 그래야 팔이 괜찮았다”면서 “하지만 주사를 맞는 것이 싫었다. 올해는 주사를 안 맞고 해보려고 지난해 11월 말부터 공을 던지면서 빨리 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코칭스태프도 진명호의 스프링캠프 구위에 칭찬이 자자한 상황. 지난 17일 첫 라이브 피칭도 끝냈다. 그는 “첫 라이브 피칭 치고는 나쁘지 않았고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하며 현재까지는 순조롭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포지션의 ‘무한경쟁’을 선언한 허문회 감독이다. 손승락이 빠진 마무리 보직도 마찬가지다. 진명호도 마무리 후보다. 보직 욕심보다는 어느 보직이든 제 몫을 해내는 것이 우선이다. 그는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시키면 해야한다. 하지만 보직에 대한 욕심은 없다”면서 “마무리만이 제 자리가 아니다. 젊은 투수들이 마무리 보직을 맡는다고 하더라도 나도 팀에 기여할 수 있는 곳이 어디든 있을 것이다. 어느 보직이든 팀에 힘을 보태면 된다”고 전했다.
랩소도를 통한 투구 분석 데이터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당연히 “올해 더 잘하기 위함이다”고 말한다. 여기에 장기적인 목표까지 곁들였다. 그는 “내 패스트볼은 자연 커터성이다. 왜 그런지 나도 공부하고 분석 하려고 한다”면서 “또한 지도자가 목표기 때문에 데이터 등을 공부하면 필요한 상황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제가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공부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최우선 목표는 “지난해 보다 나은 올해를 만들고 안 아프게 시즌을 보내는 것”이다. 바뀌지 않는 신념이다. 수치적 목표도 자신의 건강함을 증명하는 지표인 경기와 등판 이닝이다. 그는 “2년 연속으로 60경기, 60이닝 이상을 던졌다. 올해도 내가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선 올해도 60경기와 60이닝 이상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
4회초를 마친 롯데 진명호가 기뻐하고 있다.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