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서 그대로 떨어져서 죽거나 아니면 참고 참아서 4층까지 올라가거나"
토트넘은 18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아스톤 빌라전서 다친 오른팔 골절로 수술대에 오른다"고 발표했다.
손흥민이 전날(17일) 아스톤 빌라전에서 전반 1분 에즈리 콘사와 볼 경합 과정에서 다쳤다. 손흥민은 콘사와 충돌하면서 한바퀴를 돌며 오른쪽 팔꿈치로 부자연스럽게 떨어졌다.
5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손흥민의 활약 속에 최근 7경기 무패행진(5승2무)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던 토트넘이었다. 하지만 이제 누가 봐도 심각한 스트라이커 부재에 빠지게 됐다.
가장 충격을 받은 사람은 다름 아닌 무리뉴 감독이다.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후 부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자신감을 내보였다. 지금도 무사 시소코, 후안 포이스, 에릭 라멜라, 해리 케인 등이 뛸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당장 오는 20일 열릴 라이프치히와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부터 고민에 빠진 무리뉴 감독의 마음은 기자회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 구단의 손흥민 부상 발표에 대해 "아주 좋은 표현이다. 나라면 다른 표현을 썼을 것이다. 솔직히 손흥민이 정말 그리울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연이은 부상에 대해 무리뉴 감독은 특유의 비유를 통해 힘든 처지를 털어놨다. 그는 "내가 처음 토트넘에 왔을 때 우리는 지하 12층에 있었다. 그리고 함께 올라가기 시작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무리뉴 감독은 "올라가던 중 계단(케인)이 부서졌지만 우리는 어떻게든 올라왔다. 그리고 목적지 4층 앞에서 다시 중요한 계단(손흥민)이 사라졌다. 위기다. 우리는 4층으로 가는 발코니에 매달려 있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케인과 손흥민 없이 토트넘은 시즌 중 가장 중요한 시기에 나서야 한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RB 라이프치히전을 시작으로 첼시와 리그 경기, FA컵 16강전이 기다리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이다. 무리뉴 감독은 "이제 우리에게는 오직 두 가지 선택만이 있다. 발코니서 그대로 떨어져서 죽는 것, 아니면 참고 참아서 4층까지 올라가는 것이다"라고 투지를 불태웠다.
무리뉴 감독은 "우리는 모든 것을 사용해서 싸울 것이다. 공격수도 이적 시장도 선수도 없다. 선수들은 모든 것을 주고 있기 때문에 더 바랄 수는 없다.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오직 팬들의 응원"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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