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됐다. 연예인의 기부 금액이 적다며 간혹 댓글창에 조롱 섞인 뉘앙스로 달리던 악플이 배우 이시언에게 쏟아졌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누군가를 위해 기부했다면, 단 1만 원이라도 소중한 법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확진자 수가 1,000명을 훌쩍 넘고 사망자가 늘어나는 등 온나라가 혼란에 빠졌을 때, 연예인들의 기부 릴레이가 펼쳐지면서 발생했다.
이날 개그맨 유세윤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민하와 함께 기부 했어요. 코로나 관련 의료진 분들 환자 분들에게 꼭꼭꼭 쓰여졌으면 좋겠어요. 진짜 그 분들에게 쓰여지는 거 맞는 거죠. 쿨하지 못하게 물어봐서 죄송해요. 일단 아들과 저는 믿고 있을게요"라며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본인과 아들이 각각 1000만원과 3만원을 기부한 이체 내역을 캡처해 공개했다.
이어 "대구 시민분들 힘내세요. 대한민국 의료진 분들 너무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조금이라도 힘이되길 바랍니다"라고 응원했다.
게시물을 접한 이시언은 "저쪽으로 그냥 보내면 됩니까요 형님?"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합니다. 세윤 형님이 좋은 일 하신거 보니 저도 하게 되더라고요. 감사합니다"라며 100만원을 기부한 사진을 게재했다.
유세윤과 이시언이 코로나19 사태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위해서 선뜻 성금을 내놓은 상황이고,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이시언이 기부한 '100만원'을 걸고 넘어졌다.
이시언이 드라마, 영화 등 많은 작품에 출연하고, MBC 인기 예능 '나 혼자 산다'에도 나오는 점을 언급하면서, "겨우 100만원?", "무슨 1,000만원도 아니고..", "누구는 1억도 하던데 100만원이 뭐냐"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입에 담지 못할 인신공격과 악플도 넘쳐났다.
이시언은 좋은 마음으로 기부를 했을 뿐인데, 그의 기부 액수가 조롱의 대상이 되면서 비난과 악플을 받아야 했다. 어디에서도 보지도, 듣지도 못한 황당무계한 일이 벌어진 것.
끝내 이시언은 '100만원을 기부했다'며 올린 게시물을 삭제했고, 이 같은 내용은 기사화됐다. 현재는 "악플 썼던 사람들은 100원이라도 내고 욕 했냐?", "기부는 마음의 크기다. 금액으로 따지는 게 아니다", "기부 안 하면 안 한다고 욕하고, 하면 적게 낸다고 욕하고", "실천으로 옮긴 사람 칭찬은 못해 줄 망정..어이가 없다" 등 격려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유세윤은 이시언이 처음 댓글을 남긴 자신의 게시물을 찾아가 "함께 해주어서 고맙구 절대 잘했어"라며 대댓글을 남겨 뭉클한 응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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