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진다)'라는 신조어를 빌려 '갑분신(갑자기 분위기 신천지)'이라고 할 만 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신천지가 연예계를 덮쳤다. 다름 아닌 '신천지 연예인' 루머가 퍼진 것.
최근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천지를 믿는 연예인 리스트"라는 제목으로 수많은 인기 스타들의 이름이 거론된 메시지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현재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연예인은 물론,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외국 스타들도 포함돼있어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이것은 흔히 말하는 '지라시'로 신빙성이 전혀 없는 루머다. 어디서, 어떻게, 누가, 왜, 시작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허무맹랑한 이야기인 셈. 이를 뒷받침 할만한 이유도 있다. 과거부터 오랫동안 독실하게 다른 종교를 믿어왔던 스타들이 함께 거론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병헌과 유재석은 연예계에서 유명한 불교 신자다.
해당 연예인들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들도 발 벗고 나섰다. 배우 이동욱의 소속사 킹콩 by 스타쉽은 지난 3일 공식 SNS를 통해 "최근 소속 아티스트를 향한 특정 종교 관련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사실과 무관한 루머 양성 및 악의적인 비방, 명예훼손 게시물에 관하여 강경한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병헌과 한가인, 한효주 등이 몸 담고 있는 BH엔터테인먼트도 "선처와 합의 없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게시글을 무분별하게 유포하여 루머 확대 및 재생산 등 아티스트의 명예와 인격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인이 직접 나서서 억울한 심정을 내비친 스타들도 있다. 가수 아이비는 지난 3일 개인 SNS에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도 나오지 않는다. 가짜 뉴스 조심해야 한다. 가짜가 판치는 세상"이라며 자신의 이름이 담긴 '유명 연예인 신천지 신도들' 메시지 캡처본을 게재했다.
가수 테이 또한 "조금 화나려 한다. 가게 오픈이 미뤄진 이유도 어떤 종교의 모임이 속상하게도 이 근방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미룬 것인데, 심지어 오픈 날짜도 정하지 못한 채 직원들과 하루하루 애태우고 있는데. 제가 그 종교인이라니요?"라며 분노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갑자기 왜 연예인 몰이를 하면서 논란을 만들고 있냐"며 애꿎은 스타들에게 신천지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 현 상황에 씁쓸한 심정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한 누리꾼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항이 결정된다거나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유명 연예인들의 열애설이 등장했던 몇몇의 순간들을 거론하면서 "이번에도 연예계로 물타기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탄식했다. "만만한 게 연예인인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
특히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자 건물주 스타들의 '착한 임대료 받기 운동'이 시작되고 있는 터라, 연예인들을 향한 터무니없는 '신천지 지라시' 유포는 더욱더 안타까울 뿐.
연에인들을 향한 악성 루머가 하루 이틀 일이 아닌 이 시국엔 근거 없는 루머를 마주하는 누리꾼들의 성숙한 태도가 더욱더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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