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퍼주는 게 좋은 게 아니에요. 일하면서 수익도 있어야지 보람도 느끼죠". 팔 수 있는 음식, 맛을 우선하던 백종원이 수익을 따지기 시작했다. 모두가 인정하는 '착한 식당', '백종원의 골목식당' 공릉동 찌개백반집의 이야기다.
4일 밤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에서는 공릉동 기찻길골목 편의 솔루션 과정이 공개됐다. 그 중에서도 공릉동 찌개백반집은 백종원이 알려준 대로 제육볶음과 순두부찌개 등을 손보며 가격까지 고민했다.
공릉동 찌개백반집은 이번 기찻길골목의 히로인으로 꼽히는 곳이다. 수준급 음식 솜씨, 계절감까지 따져 메뉴를 차리는 세심함, 넉넉한 인심, 단골손님들과의 훈훈한 관계 등 무엇하나 빠지지 않는 모습이 모범 사례로 인정받았다. 이에 포방터시장의 돈가스집, 원주중앙시장의 칼국수집 등 '골목식당'을 거쳐간 여러 식당들과 함께 애청자들 사이에서 '착한 식당'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릉동 찌개백반집 사장은 백종원에게 배움을 갈구했다. "제가 (공사)현장 분들한테 많이 만들어서 빨리 차려드리는 데만 익숙했다. 이제 이 근처에 현장이 없다. 이번 기회에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게 맞는지, 조금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 제대로 배워서 단골손님들한테 정성껏 차려드리고 맛있게 드시는 걸 보고 싶다"는 것. 이에 백종원 또한 더욱 진정성 있고 정중하게 공릉동 찌개백반집 솔루션에 임했다.
그러나 '골목식당'이 말 그대로 착한 홍보만 해주면 될 것 같은 이 곳에서도 개선점은 있었다. 바로 수익성. 찌개백반집 사장이 3000원에 추가 주문할 수 있는 제육볶음 가격을 2000원으로 내리겠다고 한 것이다. 사장 딸 또한 "이 동네에서 그 가격이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실 것 같다"며 엄마 의견에 동조했다.
하지만 백종원은 반대했다. 그는 "무조건 싸게 하고 손님들에게 퍼주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그는 "일을 하면서 수익이 있어야지 보람도 느낄 수 있다"며 진심으로 찌개백반집의 미래를 걱정했다. 나아가 그는 "사장님은 이 일을 할 사람들에게 모범이 돼주셔야 한다. 이 일을 좋아하는 젊은 사람들이 떠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 백종원이 '골목식당'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정반대의 상황. 불과 전 시즌의 팥칼국수집만 하더라도 백종원은 가격 인상을 주장하는 사장에게 반대하며 타당한 이유 없는 가격 인상을 기피해왔다.
주목할 만한 점은 백종원은 물론 '골목식당'의 시청자들 또한 찌개백반집의 가격 인하를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청자들도 결국 소비자의 입장인 터. 시청자들이 소비자로서의 '가성비'보다 식당을 운영하는 사업자의 수익을 고려하는 진풍경이 속출하고 있다. 싼 값에 맛있는 음식을 먹길 원해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건만, 공릉동 찌개백반집 만큼은 예외인 모양새다.
'골목식당'의 역사가 쌓일수록 애청자들의 기준과 눈 또한 백종원에 맞춰 높아져왔다. 소위 '빌런' 취급을 받는 문제적 식당을 향해서는 화가 나서 뒷목을 잡게 한다는 의미로 '뒷목식당'이라고 질타할 정도로 쓴소리에 익숙했던 '골목식당' 애청자들이다. 그러나 공릉동 찌개백반집의 정성에 쓴소리 대신 칭찬과 격려로 하나같이 응원을 보내며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전국을 강타한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곳곳의 인심이 각박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시대. 공릉동 찌개백반집에서 시작된 훈훈함이 '골목식당'을 넘어 전국 골목으로 퍼지길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