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도 못한 클럽하우스 리더, 추신수가 인정받는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3.11 15: 02

‘추추 트레인’ 추신수(38)는 지난 1월말 2019 텍사스 레인저스 어워드에서 ’해롤드 맥키니 굿가이’ 상을 수상했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텍사스 지부 기자들이 선정한 ‘클럽하우스 리더’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지난달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허구연 MBC 야구해설위원은 “추신수는 미국에서 가장 인정받는 한국인 메이저리거다. 실력뿐만 아니라 리더십까지 갖췄다. 동양인 선수가 클럽하우스에서 리더가 되는 건 쉽지 않은데 추신수는 그렇게 인정받고 있다. 이 부분은 정말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칭찬했다. 
메이저리그에 아시아 선수들이 많이 뛰고 있지만, 추신수처럼 그라운드 안팎에서 존경받는 리더를 찾긴 힘들다. 일본인 스즈키 이치로도 위대한 업적을 쌓으며 명예의 전당 입성이 유력하지만 선수단을 이끄는 리더 스타일은 아니었다. 선수 생활 막판에 리더십이 주목받았지만 추신수처럼 내외부에서 한목소리로 인정받는 수준은 아니었다. 

추신수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soul1014@osen.co.kr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지난달 20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추신수는 가장 프로페셔널한 선수다. 그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소중하게 여긴다”며 “내가 본 선수 중 가장 준비가 잘 되어있다. 하루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매일 가장 일찍 야구장에 나와 야구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그의 성실함과 팀에 미치는 영향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겨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텍사스로 트레이드된 ‘사이영상 투수’ 코리 클루버도 포지션이 다르지만 추신수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 AP통신과 인터뷰에서 클루버는 “처음 빅리그에 콜업됐을 때 추신수가 하는 방식을 봤고,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어릴 적 내게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클루버가 지난 2011년 클리블랜드에서 데뷔했을 때 추신수는 팀의 중심타자였다. 
지난달 시범경기에서 만난 론 워싱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3루 코치도 추신수를 칭찬을 잊지 않았다. 지난 2014년 추신수의 텍사스 이적 첫 해 감독을 맡았던 워싱턴 코치는 “추신수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진정한 리더의 자질을 갖춘 선수였다”고 떠올리며 시즌 후 FA에 대해서도 “훌륭한 선수라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1회말 텍사스 선두타자 추신수가 부상 복귀 후 첫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추신수는 올 시즌을 끝으로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 장기 계약이 종료된다. 계약 초반 부상으로 혹평도 받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재평가받고 있다. 계약 마지막 해 트레이드 가능성이 있지만 팀 내 최고참으로서 젊은 선수들의 멘토가 된 추신수의 가치가 높이 평가된다. 매년 나오던 트레이드설도 잠잠해진 지 오래. 계약 마지막 해 유종의 미를 거둔다면 또 한 번 좋은 FA 계약도 기대해 볼 만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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