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가 네 번째 시즌을 마친다. 2001년 시작돼 19년 동안 안방 시청자들과 만난 ‘해피투게더’는 유재석-전현무-조세호의 호흡으로 ‘티키타카’ 토크를 보여줬지만 큰 화제성을 만들지 못했고, 이에 따라 과감한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리고 ‘아무튼, 한달’ 특집으로 개혁 가능성을 보여준 ‘해피투게더’는 ‘시즌 종영’이라는 과감한 칼을 꺼내 재정비에 들어갔다.
‘해피투게더’가 잠시 문을 닫는다. KBS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인 ‘해피투게더’는 오는 28일 마지막 녹화를 하고, 오는 4월 2일 마지막 방송을 한다. 이를 끝으로 ‘해피투게더’는 잠시 시즌을 멈추고 재정비에 들어가기 위한 휴지기를 갖는다.
‘해피투게더’는 KBS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역사와 의미가 깊다. 2001년 첫 방송된 ‘해피투게더’ 시즌1은 책가방 토크, 쟁반 노래방 등 다양한 코너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쟁반노래방’ 코너는 지금도 예능에서 많이 사용하는 코너다. 유재석, 김제동이 이끌며 ‘해피투게더’가 19년 동안 이어갈 초석을 다졌다.
2005년 5월 개편으로 찾아온 ‘해피투게더’ 시즌2는 ‘프렌즈’라는 부제가 인상적이었다. 탁재훈, 김아중이 합류했고, 두 사람이 하차한 후에는 이효리, 유진 등이 후임 MC로 나서 유재석과 진행을 맡았다. 동창회 콘셉트로 옛 친구들을 찾아주는 코너가 메인이었고, 스타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해피투게더’가 본격적인 인기와 사랑을 받은 건 시즌3부터다. 곧 시즌을 마무리하는 시즌4까지 포함해 가장 오랜 기간 방송된 시즌3(2007년 7월~2018년 10월)에서는 ‘해피투게더’를 대표하는 코너들이 탄생했다. 시즌1이 학창시절, 시즌2가 동창회였다면 시즌3에서는 모여서 수다를 떠는 ‘토크쇼’ 형식이 자리를 잡았다.
무대도 목욕탕으로 바뀌어 MC와 출연자들이 옹기종기 앉아 토크 한마당을 펼쳤고, 스타들의 입담과 개인기, 폭로 등이 이어지면서 목요일 밤을 토크로 가득 채웠다. 시즌4의 MC를 맡은 전현무 역시 ‘해피투게더’가 낳은 예능 샛별이며, ‘해피투게더’를 통해 많은 예능 스타들이 탄생했다.
시즌4에 들어서는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스튜디오에 앉아서 토크만 하는 게 아닌, 스타를 찾아 나선 것. 하지만 오래 가지 못했고, ‘해리포터’를 연상시키는 스튜디오로 돌아와 스타들을 초대해 토크를 하는 방식이 이어졌다.
19년을 이어오면서 다양한 시도를 하긴 했지만 기본 골자였던 ‘토크’ 포맷은 바뀌지 않았다. ‘해피투게더’가 19년 동안 방송되는 동안 타방송사에서는 색다른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했다. ‘도시어부’, ‘연애의 맛’ 등 신흥 강자가 나타났고, 리얼리티, 연애 관찰 프로그램이라는 포맷을 통해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해피투게더’는 게스트에 의존해 명맥을 이어갔을 뿐, 대체적으로 종편, 케이블에 화제성을 빼앗기며 힘을 쓰지 못했다. 그나마 4%대를 유지했던 시청률도 1~3%대로 떨어질 만큼 ‘해피투게더’의 위상은 과거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해피투게더’는 최근 ‘아무튼, 한달’이라는 특집을 통해 개편 의지를 보여줬다. MC들의 다이어트, 공부법 검증 등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며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었지만 결과적으로 ‘아무튼, 한달’은 새 코너가 아니었다.
새 고정 코너가 아니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이 특집을 통해 ‘해피투게더’는 변화 의지를 보여줬다. 토크쇼 뿐만 아니라 유재석, 전현무, 조세호라는 특급 MC를 활용하는 여러 방안을 보여주면서 ‘해피투게더’가 과거에 그랬듯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새로운 물꼬를 만들었지만 ‘해피투게더’는 ‘시즌 종영’이라는 과감한 수를 꺼냈다. 이는 더 과감한 개혁을 하겠다는 ‘해피투게더’, 더 나아가 KBS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즌 종영’이라는 과감한 칼을 꺼내든 만큼 ‘해피투게더’가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왔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기대된다. 신선하고 새로운 모습을 통해 목요일밤 최강자 자리를 되찾을지 주목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