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서현(17) 측이 “‘학교2020’의 제작사가 온갖 핑계를 대며 계약서 작성을 미뤘다”고 밝혔다.
안서현의 아버지는 20일 오전 OSEN에 “작년 5월에 한상우 PD로부터 출연 제안을 받고, 다른 작품들은 거절한 채 오로지 이 드라마만 준비해왔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서현은 지난해 5월께 2020년 방송 예정된 KBS 2TV 드라마 ‘학교 2020’(원제 ‘오, 나의 남자들’)에 여자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이현 작가의 소설 ‘오, 나의 남자들’을 원작으로 한 ‘학교 2020’은 어른이 돼가는 과정을 겪는 17세 여고생의 일상을 담는다. 안서현은 노래방 사장의 딸이자, 생활과학고등학교 국제조리학과에 재학 중인 여고생 나금영 역을 제안 받고 한상우 PD와 대본 리딩을 해왔다.
최근에는 함께 출연할 조연급 배우들을 놓고 논의도 했었다고. 안서현은 자신보다 늦게 캐스팅 된 아이돌 그룹 엑스원 출신 김요한, 한상우 PD와 수정된 대본을 받아 보며 첫 촬영을 준비해왔다. 안서현은 이달 9일 자신의 SNS에 김요한과 찍은 인증샷을 남기며 첫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요한이 ‘학교 2020’에서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 둔 태권도 선수 김태진 역을 맡았으며 안서현은 뷰티 유튜버로서 건물주가 꿈인 나금영으로 출연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안서현도 모르게 제작진은 다른 여자 배우로 교체하려는 물밑 작업을 진행해왔다. 물론 첫 방송까지 4~5개월 가량 시간적 여유가 남았고, 서면 계약을 최종적으로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출연이 불발될 가능성은 존재했다.
하지만 ‘학교 2020’에 출연하는 것으로 알고 캐릭터를 연구해오며 대본 연습을 한 청소년 안서현에게는 이번 일이 마음의 상처로 남게 될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안서현은 어제(19일) 자신의 SNS에 “이 또한 지나가겠지”라는 글과 함께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 속 울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게재했다. ‘학교2020’의 출연 불발이 자신의 결정이 아니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안서현의 아버지는 20일 OSEN에 “한상우 감독에게 작년 5월 (‘학교 2020’의) 출연 제안을 받아 다른 작품은 보지도 않고 거의 1년 동안 준비해왔다”라며 “며칠 전에도 만나 수정 대본까지 받아왔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동안 계약서 작성은 왜 안 했느냐는 질문에 안서현의 아버지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제작사가 3번이나 바뀌었다. 현재 세 번째 제작사 대표에게 계약서 작성 얘기를 하면 ‘나중에 해주겠다’ ‘아직 편성이 안 났다’면서 ‘기다려 달라’는 얘기만 반복적으로 해왔다”는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까지 한 감독과 수정된 대본으로 리딩을 했기 때문에 (계약서 작성을)안 해줄 거라는 의심은 해본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한 PD가 아닌 다른 PD가 찾아와 얘기된 바 없던 새로운 계약서를 내밀었다고.
“최근엔 새 감독이 찾아오셔서 계약을 하겠다고 얘기하더라. 근데 처음에 제시했던 방식과 완전히 다른, 사전에 얘기가 없던 내용(출연료 등)이 담겨 있었다. 저희에게 안 하겠다는 말을 듣기 위해 그런 내용을 보여준 거 같다.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안 하겠다고 통보한 것은 아니었다. 제작사가 계약서 작성을 질질 끌면서 미루다가 마치 우리가 하차를 결정한 것처럼 상황을 만든 거 같다.”
안서현의 아버지는 “제작사 대표에게 ‘하차해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곧바로 제가 전화를 하니 받진 않더라. 저와 서현이가 하차한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감독에게 ‘왜 안 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라고 일방적으로 하차 통보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와 서현이는 이번 기회를 통해 앞으로 더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라며 “이 싸움에서 이기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KBS 측은 부당하차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편 한상우 PD는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2’ ‘흑기사’ ‘착하지 않은 여자들’ ‘내일도 칸타빌레’ 등의 연출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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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안서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