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레이의 코로나19 확진→​아시아 선수 차별 분위기 '스멀스멀'
OSEN 이승우 기자
발행 2020.03.22 07: 16

중국인 축구 선수 우레이(에스파뇰)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유럽 내 아시아 선수에 대한 인종 차별 문제가 심화될 우려가 생겼다.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축구 최고의 스타 우레이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소식이 전해졌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는 "우레이는 에스파뇰 선수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4명 중 한 명이다. 지금까지 우루과이 선수인 레안드로 카브레라의 이름만 확진자로 나왔지만 우레이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보도했다.
우레이는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아시아 선수로는 두 번째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됐다. 첫 번째는 프랑스 리그2 트루아 소속의 한국인 선수 석현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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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출신 선수들의 코로나19 감염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럽 축구에서 인종 차별 문제가 심화될 우려가 생겼다. 이미 코로나19가 유럽에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에도 아시아 선수들과 바이러스를 연결짓는 움직임이 있었다. 
손흥민 또한 피해자였다. 지난달 초 맨체스터 시티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득점을 터뜨린 후 인터뷰에 응한 손흥민은 두 차례 마른 기침을 했다. 이에 현지의 일부 축구 팬들은 “토트넘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왔다”라며 비상식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SNS 상에 손흥민을 제외한 선수들이 마스크를 한 합성 사진이 떠돌기도 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이에 대해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외국인 혐오가 치명적인 바이러스만큼 빨리 퍼지고 있다. 축구계라고 예외는 아니다”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당시엔 대부분 이것을 일부 몰상식한 팬들의 비상식적인 행동이라고 치부했으나 최근 유럽 내 분위기가 바뀌었다. 코로나19가 유럽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놨기 때문이다. 현재 이탈리아에 4만 7000여 명, 스페인과 독일에는 2만여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고, 모든 스포츠 행사는 물론 기본적인 사회 시스템이 마비 수준이 이르렀다. 
SNS에서는 유럽에서 생활하는 아시아인들이 단지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영상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영상을 올린 한 SNS 이용자는 “아시아인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그 심각성을 전했다. 
그 때문에 중국인 선수의 확진 판정이 인종 차별 문제를 심화시킬 트리거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축구계에서 '코로나19 확산의 원흉'이란 비난이 우레이, 더 나아가 유럽 내 아시아 선수로 향할 수도 있다.
[사진] 레퀴프 캡처
중국의 축구 전문 기자 판웨이리는 “우레이라는 이름이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전염병과 연결되면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유럽 5대 리그에서 활약하는 중국 선수는 유일하다”라며 “우레이는 홀로 건뎌야 할 것이 너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aul164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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