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수들이 모두 별장에서 휴지나 차고 있다고? 틀렸다.”
코로나19로 인해 유럽의 축구 리그가 올스톱된 상황이다.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오전을 기준으로 유럽 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는 극에 달했다. 이탈리아는 전날보다 6500여 명 증가해 5만 3000명을 넘겼고, 스페인과 독일에서도 2만 명 이상이 감염됐다.
그 때문에 대부분의 축구 리그는 중단됐다. 잉글랜드, 스페인은 적어도 4월 말까지 재개가 어려워 보이고 이탈리아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많은 선수들은 경기는 물론 훈련도 소화할 수 없게 되면서 자택에서 자발적인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바이러스 감염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축구 스타들은 ‘스테이 앳 홈 챌린지’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나섰다. 특히 전염병 예방을 위한 손 씻기 권장 시간인 20초 동안 공이나 휴지를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는 미션을 릴레이로 수행 중이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또한 두루마리 휴지로 발재간을 과시하며 캠페인에 동참했다.
슈퍼 스타들의 화려한 자가 격리 생활 이면에는 대다수의 평범한 축구 선수들의 어려움이 있다. 유럽 최상위 리그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극히 일부다. 하부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고, 어쩌면 직업까지 잃을 위기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의 기자 맷 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축구 선수들이 모두 별장에서 휴지나 차고 있다고? 틀렸다. 많은 이들은 수입이 줄고, 잠재적으로 직업까지 잃을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일부 빅클럽에서도 선수들의 연봉 삭감 소식이 전해졌으나 하부 리그나 중소리그 선수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이고 민감한 일이다. 지난 21일 영국 ‘BBC’에 따르면 스위스리그 FC시옹 소속 9명의 선수들이 연봉 삭감을 거부한 이유로 방출했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구단들도 위기를 맞았다. 입장료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하부 리그 팀들은 리그 중단으로 재정이 휘청했다. 잉글랜드 5부 리그의 한 구단은 리그가 중단되며 재정난에 직면했고, 직원 60여 명을 정리 해고했다. 3부와 4부 리그도 정도의 차이일 뿐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잉글랜드 4부 리그 스윈든 타운의 디렉터 폴 쥬얼은 잉글랜드 풋볼리그(EFL) 사무국이 2~4부 리그 구단에 투입할 5000만 파운드(약 730억 원)의 지원금도 재정난을 해결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