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시즌 개막 전 많은 사람들은 샌드박스의 우세를 점쳤다. 지난 2019년 LCK에 승격한 뒤 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오른 샌드박스는 오프시즌 ‘고릴라’ 강범현을 영입하는 등 로스터에 경험을 더하며 라인업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힘있는 상체에 새로 합류한 봇 라인이 받쳐준다면, 더욱 높은 성적이 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는 ‘2019 KeSPA컵’에서 샌드박스가 준우승을 차지해 더욱 상승했다. 결승전 전까지 샌드박스는 여전히 강력한 상체에 이어지는 준수한 봇 라인의 지원으로 상대팀을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특히 ‘온플릭’ 김장겸은 지난 1월 3일 국내 대회에 참여한 선수 중 정글러 포지션에서 첫 ‘펜타킬’을 기록하며 물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그러나 본게임인 2020 LCK 스프링 시즌이 개막하자 샌드박스는 예상과 다르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난 3월 6일까지 진행된 스프링 스플릿 1라운드까지 샌드박스는 2승 7패, 득실 -6을 기록하며 8위에 머물러 있다. 9위 APK(2승 7패, 득실 -8), 10위 그리핀(2승 7패, 득실 -9)과는 세트 득실차로만 앞선다. 1라운드 종료 전까지 연패의 늪에 빠져 있어 분위기도 가라앉은 상황이다.
1라운드에서 샌드박스가 흔들렸던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팀 전술의 중심인 김장겸의 부진이 있다. ‘2019 KeSPA’컵과 2020 LCK 스프링 시즌 1주차에서 드러난 것처럼 잘풀린 김장겸의 초반 설계는 게임의 판을 바꿀정도로 영향력이 매우 높다. 강력한 공격력을 지닌 ‘써밋’ 박우태와 함께 적들을 밀고 나가는 속도도 탁월하다. 하지만 김장겸은 첫 킬 관여(22.7%), 평균 어시스트(5.2) 부문에서 하위권을 기록하는 등 지배력이 다소 감소했다.
또한 샌드박스는 후반 집중력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라운드까지 샌드박스의 초반 지표(15분 드래곤, 골드, 타워 격차)는 모두 리그 평균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게임의 승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내셔 남작 버프의 획득률은 그리핀(19.4%)에 이어 9위(36.8%)를 기록했다. 이에 샌드박스는 4번의 1-2 패배 중 3경기에서 ‘승패패’ 역전승을 내줬다.
처진 분위기를 깨야하는 입장에서 샌드박스는 다행히 좋은 기회를 잡았다. 2020 LCK 스프링 시즌은 지난 6일 1라운드 종료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일정을 중단했다. 2라운드 경기는 오는 25일 젠지, 그리핀의 맞대결로 재개한다. 샌드박스는 오는 26일 2라운드 첫 상대로 아프리카를 만날 예정이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강팀 T1을 꺾은 아프리카를 상대하는 샌드박스는 2라운드 첫 경기부터 힘든 싸움을 이어나가야 한다. 그래도 팀을 재정비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아프리카에 맞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샌드박스는 남은 시즌 희망을 살릴 수 있을 전망이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