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시청자들에게는 일부 연예인의 겉핥기식 연애사 공개가 관심 밖 세상 세상인걸까. 예능 ‘부러우면 지는거다’(이하 부럽지)가 당당한 제목과 달리 부끄러운 시청률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첫 방송에서 시청률 3.1%(닐슨코리아・전국기준)로 출발하더니고 2회에서 2%, 3회에서 2.1%를 기록하며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어제(23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부러우면 지는거다’(부럽지) 3회에서는 일반인 이재한씨가 여자친구 최송현의 어머니를 처음으로 뵈러 가기 위해 의상부터 꽃 선물까지 준비하는 모습으로 시작했다. 이씨는 3살 연상의 다이버 강사다.
이재한은 여자친구에 대한 진심을 드러내기 위해 예비 장모님의 꽃다발과 함께 최송현의 꽃도 따로 준비했다. 이에 최송현은 “행복하다”면서 눈물을 흘렸는데 자막은 이를 놓고 ‘영화 같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보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24일 ‘부럽지’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최송현) 목소리는 1분도 안 나온 것 같네요. 뭐든 적당한게 좋은 겁니다. 너무 보기 불편하네요”, “방송 나가면 더 역효과는 생각한 건가”라고 적은 댓글들이 올라왔다.
또 다른 시청자들도 게시판을 통해 “가족이 다 같이 보는 방송인데 커플이 여행을 가는 것. 그리고 같은 침실로 들어가는 모습 등 어린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 혼전관계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할 우려가 있어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아무 의미도 없는 이런 방송을 왜 보여 주시려는 건지..부럽지도 않고 별 관심없는 별 볼일 없는 여자 연예인이 나와 온갖 애정질을 하지만 리얼 같지 않다”이라고 비판했다.
두 사람이 지난해 8월 열애를 인정하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긴 했지만 시시콜콜한 연애사까지 궁금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한 셰프로서 이원일의 자질은 인정하나 연애사까지 보여줄 필요는 없다. 가수 지숙과 남자친구 이두희씨 역시 마찬가지다. 일반인들의 시시콜콜한 연애사를 지상파 방송에서 송출하는 건 사생활 침해 논란에도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부러우면 지는거다’는 연예인 커플들의 리얼한 러브 스토리를 표방하며 시작했지만 최송현-이재한 커플부터 이원일-김유진 PD, 지숙-이두희 프로그래머의 연애사를 보면 사전에 치밀하게 짜여진 각본에 따라 고의로 취사 선택하지 않았나하는 의문부호가 찍히고 있다. 사실 100% 리얼 예능이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걸 이미 대다수 시청자들도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은 구체적인 상황만 제시하고 나머지는 출연자들에게 맡기는 추세인데, ‘부럽지’는 억지 감동을 자아내기 위해 출연자들이 의도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다. 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힘든 눈물은 오히려 반감을 일으킨다.
시청자들은 한 방송사 PD의 연애사에 관심이 없다. 자사 홍보를 위한 출연은 아무런 재미를 줄 수 없다. 시청자들의 재미가 아닌, 홍보를 위한 프레임은 오랜 시간 시청자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부럽지’는 시청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출연자들의 이슈 몰이를 위한 의미 없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