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고된 하루였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힘든 경기의 연속이었다."
만 2년이 넘는 공백기를 뛰어넘어 5시즌만에 ASL 8강행 티켓을 다시 거머쥔 '택신' 김택용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세월의 흐름을 언급하면서 푸념하던 그는 실력을 더 끌어올리고 싶다며 큰 목소리로 야무진 각오를 전했다.
ASL서 하루에 한 명 치를 수 있는 최대 경기인 일곱 세트를 소화하는 강행군 속에서 천신 만고 끝에 '택신' 김택용이 ASL 8강에 돌아왔다.
김택용은 24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 지하 1층에 위치한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열리는 'ASL 시즌9' 16강 D조 도재욱과 최종전서 풀세트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김택용은 군 입대 이전 치렀던 ASL 시즌4 이후 5시즌만에 8강에 복귀하게 됐다.
경기 후 OSEN과 전화인터뷰에 응한 김택용은 "진이 다 빠지는 고된 하루였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너무 힘든 경기들의 연속이었다. 8강에 올라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지친 기색을 보이며 8강 진출 소감을 전했다.
이번 ASL서 D조는 죽음의 조로 불리며 강자들이 몰렸다. 메카닉 테란에 능한 시드 조기석 뿐만 아니라 예전 팀 동료였던 도재욱, 여기다 프로토스전 스페셜리스트 김명운까지 어느 하나 쉬운 상대가 없었다.
김택용은 D조 경기를 떠올리면서 아쉬움을 전했다. "(도)재욱이와 같이 올라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김명운 선수와 첫 경기 뿐만 아니라, (조)기석이와 패자전 1세트도 이겨야 했다. 특히 패자전 1세트를 패하면서 멘탈이 나갔다. 그 경기 생각이 너무 나서 집중이 되지 않았다. 3세트 뿐만 아니라 최종전까지 계속 집중력에 영향이 왔다. 이제는 30대라 그런지 멘탈 잡기 쉽지 않았다.(웃음)."
8강 대진 추첨서 김택용의 상대는 신예 박상현으로 결정됐다. 추첨 전 내심 기대했던 상대와 8강전에 대해 그는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 그런 점에서 모두 잘하는 선수들이지만, (이)영호를 상대하는 것보다는 좋은 대진이다. 영호는 더 실력을 높여야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박상현 선수도 잘하는 선수라 지금 상태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 2주 가량의 시간이 있는데 잘 준비해서 이기고 싶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택용은 "전역하고 첫 대회다. 기다렸던 분들을 위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 아직까지 내 실력은 8강 혹은 4강 정도라고 생각한다. 2주간의 준비를 통해서 결승까지 가서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을 만들어 보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