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주전 좌익수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유력 후보였던 최진행이 가자미근 미세 손상으로 8주 재활을 하게 됐지만 기존 장진혁과 이동훈 등 유망주들의 성장에 이적생 정진호와 김문호의 타격감도 매섭다.
여기에 2년차 외야수 유장혁(20)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유장혁은 지난 2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자체 청백전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으로 3출루 경기를 펼쳤다. 귀국 후 청백전 3경기에서 9타수 4안타 3타점으로 타격감이 좋다.
이날 2회 첫 타석부터 볼넷으로 걸어 나간 뒤 4회에는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7회 1사 1,3루에선 특급 마무리 정우람의 직구를 통타, 중견수 키 넘어가는 큼지막한 2타점 2루타를 폭발했다. 지난 21일 청백전에서 정우람과 첫 맞대결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날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2루타로 설욕했다.
유장혁은 평소 맞붙기 어려웠던 정우람과 대결에 대해 “선배님을 타석에서 직접 상대해 보니 체인지업이 정말 좋으시더라. 타자들이 선배님 공을 못 치는 이유를 알았다”며 2루타에 대해선 “직구가 운 좋게 (히팅 포인트) 앞에서 맞아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지난해 2차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유장혁은 1군에서 38경기를 뛰며 타율 1할6푼4리 1홈런 4타점 3타점을 기록했다. 2군 퓨처스리그에선 43경기 타율 2할3푼4리 4홈런 22타점 6도루. 프로의 벽을 실감했지만 공수주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도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경쟁 후보군에 포함됐다. 유장혁은 “타격은 정확하고 강하게 치려 한다.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만들어내려 노력하고 있다”며 “겨울에 수비 쪽으로 연습을 많이 했다. 펑고도 많이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고교 시절 내야수 출신인 유장혁은 지난해 프로 입단 후 빠른 발을 살리기 위해 외야수로 전향했다.
주전 경쟁에 있어서도 자신의 강점인 빠른 발을 어필할 생각이다. 유장혁은 “저보다 잘하는 선배님과 형들이 많다. 내게 나중에라도 기회가 온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빠른 발을 어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발 빠른 선수가 다소 부족한 한화에서 주력을 내세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KBO리그 시즌 개막이 무기한 연기됐지만 유장혁은 매 순간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을 각오다. 그는 “지금 내게 체력이나 페이스 조절은 필요없을 것 같다. 항상, 매 순간 열심히 해야 한다”며 “작년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아진 모습을 꼭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