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레인저스를 지난 7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깜짝 소식을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긴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스티븐 제라드 감독과 코칭 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이 3개월치 임금을 받지 않겠다는 이야기였다.
제라드 감독은 "선수들과 스태프들은 자발적으로 임금을 받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굉장히 힘든 결정이었지만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구단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의 노고에 완벽하게 보답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 분들의 노력에 동참하고자 만장일치로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레인저스 구단도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결정은 제라드 감독과 선수들의 배려"라면서 고마움을 숨기지 않았다.
민감한 부분이다. 물론 유럽의 구단들도 제라드 감독과 선수들과 같은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또 구단도 꼼수를 부리며 직원들에 대해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제라드 감독과 선수들은 함께 이겨내고자 하는 결정을 내렸다. 대부분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동참했다.
국내에서는 공론화 되지 않고 있다. 기본적으로 자신을 평가하는 연봉에 대해 손대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또 갑작스럽게 결정한다면 아무리 높은 연봉을 받더라도 부담될 수밖에 없다.
유럽처럼 중계권 혹은 스폰서십을 통해 구단을 운영하게 되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따라서 구단 운영이 어려워 질 수 있다. 직접적인 타격을 받기 때문에 제라드 감독과 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의 결정은 분명 구단에 큰 도움이 된다.
물론 K리그의 경우 운영 주체가 유럽 혹은 해외와 다르다. 또 중계권 등도 차이가 있다. 따라서 똑같은 위치에 놓고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현재 K리그는 직접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공론화 되는 것도 무리라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구단들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선수들의 참여도 필요한 상황이 됐다.
A 구단 관계자는 "우승을 통해 받은 상금을 선수들에게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용증명을 받기도 했다"며 "구단직원들은 제대로 연봉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그런 경험을 하며 아쉬움이 컸다"고 말했다.
B 구단 관계자는 "계약이 완료된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가 관여하기 힘들다. 다만 모기업에서 영원히 지원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기업 사정이 어렵다면 구단도 흔들린다. 전체적인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선수들도 논의를 시작했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김훈기 사무총장은 "선수협도 고민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리그가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들도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면서 "일단 구단 등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 정확하게 결정된 것은 없지만 선수들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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