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 "데뷔 30주년, 이제 반환점 돈 느낌..'발라드 황제' 수식어는 애증" [인터뷰①]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20.04.08 08: 02

30년간 오롯이 음악 외길 인생을 걸어온 신승훈에게는 여전히 발라드의 황제로서 음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가득했다.
신승훈은 최근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30주년 스페셜앨범 ‘My Personas’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30주년이 되기도 했고 이제는 뭔가 10년 20년 열심히 해왔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이야기보다는 제 속의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마라톤에 비유해 제 10주년 때도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하셨는데 저는 의아했다. 저는 평생을 음악을 할 사람인데. 20주년 때도 그 질문을 하셨다. 30주년이 되니까 이쯤에서 반환점에 온 것 같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저는 신인 때 한 획을 그으려고 하기 보다는 한 회 한 회 점을 찍는 가수가 돼서 그 점이 나중에 보면 한 선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지난 30년을 이제 와서 돌아보니 선이 보이는 것 같다. 한 획까지는 아니더라도 신승훈이라는 선이 그어진 것 같다"며 "인생에는 반환점이 없는 것 같다. 인생은 말 그대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반환점이라는 의미만 가지고 과거의 영광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이 자리에 충실하고 이 앨범에 충실하고 싶다"는 소신을 밝혔다.

지난 1990년 '미소속에 비친 그대'로 데뷔와 동시에 큰 사랑을 받은 신승훈은 '날 울리지마', 'I believe', '그 후로 오랫동안', ‘오늘 같은 이런 창밖이 좋아’, '미소 속에 비친 그대', '로미오&줄리엣', '엄마야'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그는 30년간 최정상 발라드 가수로 꾸준히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묻자 "제 힘만 가지고 된 것은 아니다. 제 음악을 들어주는 사람들, 팬 분들은 물론 제 팬이 아니지만 신승훈 노래가 좋다고 해주신 분들에게도 고맙다. 지금은 그런 원동력으로 가려고 한다. 같이 토닥이면서 이 나이, 중년 나이의 초상을 즐기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음악을 들어주신 분들의 좋은 반응들이 원동력이 된 것 같다. 그것으로 인해 30년을 버틸 수 있었다. 힘들 때마다 팬들의 사랑도 오고, 이렇게 나를 기다려 주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것도 온다. 최근에는 제작자로 살면서 어떨 떄는 제가 연예인임을 모르고 사는 경우가 있다. 누군가 저를 알아봐줬을 때 아 내가 가수였지 느낄 때가 있다. 이번에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선공개곡에 대한 반응들을 보면서 이분들을 위해서라도 계속 해야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어떤 큰 핵을 가지고 있는 원동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저에게 석탄을 넣어줘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리스너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 30년간 가요계에서 가장 크게 바뀐 것은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그는 "제 데뷔시절이었던 90년대 초반에는 연예계를 통틀어서 봤을 때 가요계가 중심이었다. 모든 프라임 시간대는 가수가 노래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많은 이슈를 끌었고 가수 앨범이 나오면 서로 공유하고 레코드 점에서 줄을 사고 하는 문화였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은 레코드점이 없어졌고 음원 사이트가 생기면서 음원시장으로 바뀌었다. 예전에는 시간을 내서 음악 감상실에도 가고 했는데 지금은 바쁜 이들의 생활에서 BGM 같은 존재가 된 것 같다. 저는 선배님들 때문에 인생이 바뀐 케이스인데 요즘에는 위안, 즐거움이 된 것 같다. 씁슬하지는 않다. 그런 트렌드가 된 것"이라며 "대신에 전문성이 강해졌다. 예전에는 가수들이 전 장르를 다 건드렸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시도를 많이 했다. 다른 장르를 넘나들기 보다는 자기 장르에서 발전시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신승훈은 최근 음악 동향에 대해 "예전에는 전주만 들어도 팝인지 가요인지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 게 팝송이고 국내 음악인지 모를 거다. 그만큼 전문성도 강화되고 체계적이다. 주먹구구가 아닌 산업화가 돼서 투명성이 강조됐다. 케이팝의 위상이 엄청 높아지고 있고 BTS, 싸이가 빌보드에 올라가고 그렇게 위상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승훈을 설명하는 많은 수식어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발라드 황제'와 '국민 가수'라는 수식어일 것. 그는 이에 대해 "그동안 이 질문에 저희집에는 왕족이 없다며 농담 식으로 말했는데 발라드 황제가 저만 있는 건 아니더라 (웃음). 30주년 됐으니까 진정성 있는 소회를 말씀 드리자면 연인이 헤어지면 애틋해질 때가 언제나면 행복했던 기억이 생각나는 것 처럼 여러분이 신승훈을 생각했을 때 발라드를 했던 제가 생각 나시는 것 같다. 제가 그동안 다양한 장르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호칭을 주신것은 그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셨던 것 같다. 프레임이기도 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애증의 관계가 있는 닉네임이다. 한 색깔을 만들어주셔서 사랑스러운 칭호고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이 프레임 안에 갇혀서 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가수' 수식어에 대해서는 예전에 반납을 했다. 지금은 더 아닌 것 같다. 어린 친구들은 요즘 저를 잘 모르신다. 저는 그냥 저를 사랑해주셨던 팬들, 추억이 있으신 분들과 음악을 공유하고 가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더 많이 알려지기를 보다는"이라고 덧붙였다. /mk324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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