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일주일 남은 가운데 각 후보들의 유세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전국을 덮친 코로나19 때문에 적극적인 거리유세보다는 SNS와 온라인을 통한 색다른 방법의 이미지 홍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애먼 스타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스타들의 이미지와 영상 등을 패러디한 후보들의 선거 홍보 때문에 뜻하지 않게 정치색에 휘말리는가 하면 저작권법이 더욱 민감해진 터라 무단 도용에 난색을 표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근 화제를 모았던 JTBC ‘이태원 클라쓰’의 주인공 박새로이를 자신과 동일시했다. 박새로이 특유의 밤톨머리를 한 홍새로이 캐릭터로 이미지 홍보에 나선 것.
포스터에는 유년시절 아버지가 부당한 일을 당한 점, 이에 대항하고자 큰 꿈을 갖게 된 일,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강인한 이미지 등 박새로이와 홍새로이의 공통점을 비교하는 문구가 가득하다.
하지만 이는 원작자의 동의 없이 사용된 걸로 알려졌다. 동명의 웹툰과 드라마 대본을 맡았던 조광진 작가는 7일 “‘저작권자인 저는 이태원 클라쓰가 어떠한 정치적 성향도 띠지 않길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를 SNS에 올리며 에둘러 불편함 심기를 내비쳤다.
제작사 측도 마찬가지. 결국 홍준표 후보는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이 ‘수성을 클라쓰’ 패러디물을 자진 삭제했다.
래퍼 마미손의 경우도 비슷하다. 민중당 서울 동대문구갑 오준석 후보는 마미손의 트레이드 마크인 핑크색 복면을 쓴 자신의 이미지를 홍보 현수막에 내걸었다. “위성정당 거대양당 악당들아 기다려라” 등 마미손의 노래를 패러디한 문구까지 적기도.
그러나 이 역시도 저작권자의 심기를 건드리고 말았다. 래퍼 마미손 의 매니지먼트를 담당 하고 있는 세임사이드 컴퍼니 측은 8일 “어떠한 정당의 홍보나 후보님 의 선거 홍보 활동 에 전혀 참여 하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티스트와 회사의 동의 없이 아티스트의 어떠한 이미지와 저작물도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하실 수 없다는 것을 말씀 드린다”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국민들의 뜻에 따라 공정하고 공평한 선거가 되어 희망을 주는 선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스타들은 특정 정치색과 엮이는 걸 우려하기 마련이다. 유재석 역시 자신이 유산슬로 불렀던 ‘합정역 5번 출구’와 ‘사랑의 재개발’이 여러 후보들의 선거송으로 쓰이는 걸 염려해 애초에 공동 작사가인 이건우에게 부탁한 걸로 알려졌다.
이건우는 최근 YTN의 시사프로그램 ‘시사 안드로메다 시즌4’에 출연해 “‘합정역 5번출구’는 공동 작사를 맡은 유산슬이 허락을 해줘야 선거송으로 쓸 수 있다. 하지만 유재석이 ‘선생님, 웬만하면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사랑의 재개발’은 김이나 작사가와 조영수 작곡가의 합작품이기에 가창자인 유재석과 상관없이 선거송으로 쓰일 수 있다. 이미 양측은 “어느 정당에 독점권을 주지 않고 모든 정당이 사용할 수 있게 한다”며 ‘사랑의 재개발’의 선거송 활용을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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