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이 '사람이 좋다'에서 고등학생 파바로티부터 '미스터트롯'까지 우여곡절 많은 인생을 고백했다.
14일 오후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트바로티(트로트+파바로티)' 김호중이 출연해 일상을 공개했다.
지난달 종영한 '미스터트롯'에서 4위를 차지한 김호중은 "이 프로그램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정말 땅을 치면서 후회했을 것 같다"며 "처음 정했던 종착지보다 굉장히 더 좋은 종착지에 내린 것 같다. 살면서 도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 꿈을 꾸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기회로 다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얼마 전, 새 소속사와 전속 계약을 맺은 김호중은 크고 좋은 숙소로 이사했다. 그는 "여기에 들어와서 산다는 게 안 믿기고, 새집의 기운을 잘 받아서 노래를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 요즘은 행복한 나날이고, 될 수 있으면 일을 할 때도 많이 즐기려고 하는 스타일"이라며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그러나 김호중의 어린 시절은 가난하고 불우했다. 10살 때 부모님이 이혼했고, 재혼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할머니의 집을 옮겨 다니면서 살았다. 부모님의 빈 자리를 할머니가 채워줬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 대장암으로 돌아가셨다.
김호중은 "어릴 때 학교 끝나고 데리러 와주는 부모님이나 형제가 있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웠다"며 "1년에 한번씩 새 학년이 되면 등본을 떼 오라고 했다. 등본을 보면 아버지와 나만 있었는데 그때는 그게 너무 부끄러웠다. 종례시간이 끝나고 등본을 선생님께 드렸다. 펑펑 울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김천예고에 진학한 김호중은 학업을 등한시 하면서 무단 결석을 반복했다. "돈이 필요했고 돈이 있어야만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공장에 박스 접는 알바도 했고, 고무 탱크 안을 청소하는 것도 했다. 결국에는 음악이 정말 하고 싶은데 환경이 뒷받침 되지 않아서 원망도 생겼다"고 밝혔다.
힘든 10대 시절에 만난 은인 같은 분이 바로 서수용 선생님이다. 김호중은 "내 고등학교 은사님이다. 오늘의 저를 만들어주신 분"이라며 "선생님이 '넌 노래로 평생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를 해주셨는데, 그 말이 진짜냐고 물었더니 진짜라고 하시더라. 그러면서 전 재산을 다 걸겠다고 했다. 그 말이 너무나도 가슴 속에 와닿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SBS '스타킹'에 처음 나갔을 때 1승을 했는데 선생님이 삼겹살을 사주면서 우셨다. '너무나 잘했다. 네가 해낼 줄 알았다'고 하시더라. 선생님은 정말 소중하고 나한테는 가족이다"며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 두 사람의 스토리는 2013년 개봉한 한석규, 이제훈 주연의 영화 '파파로티'로 만들어졌다.
김호중은 세계 최고 성악가를 목표로 유학길에 올랐지만, 현실은 만만하지 않았다. 꽤 오랜 시간 생활고를 겪었다.
스케줄 자체가 없었다는 김호중은 "한달에 많아야 스케줄이 3개였고, 통장에 5만원도 채 안 되는 금액이 있었는데, 수입이 없으니까 힘들었던 시기"라며 "공연에 초대돼 가면 '돈을 주겠지..언젠가 주겠지' 기다렸다. 그게 천만원이 되고, 생계가 힘들만큼 돈이 없었다. 그래서 결혼식 축가도 부르고, 동창회, 운동회 같은데 가서도 많이 노래했다. 그런 거 조차도 없었으면 굶어 죽었다"고 했다
오르락 내리락, 롤러코스터 인생을 살고 있는 김호중은 "김호중이란 사람을 생각했을 때 '저 사람 노래하는 사람이지' 그랬으면 좋겠다. '트로트 잘한다' '발라드 잘한다' 이런 가수가 아니라, '저 사람 노래 잘하는 가수야' '믿고 들을 수 있어'라는 가수가 되고 싶다"며 이루고 싶은 소망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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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람이 좋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