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를 이끄는 최대 세력은 누구일까.
과거 83라인이 삼성을 이끄는 최대 세력으로 꼽혔다. 전력적인 측면에서도 83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컸다. 실력만 뛰어난 게 아니라 우정도 아주 깊다. 동료들은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늘 함께 하는 '83라인'의 진한 우정을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견고했던 83라인은 하나둘씩 빠져나가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현재 88라인과 90라인이 삼성을 이끄는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임현준, 장필준, 김대우(이상 투수), 최영진(내야수), 김헌곤(외야수)이 88라인에 속한다.
2011년 삼성에 입단한 임현준과 김헌곤은 음지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성공의 꿈을 키웠고 이젠 어엿한 1군의 주축 멤버가 됐다. 임현준은 김헌곤의 소개로 인생의 반려자를 만났다는 후문. '좌승사자'로 불리는 임현준은 삼성 필승조의 일원. 그리고 김헌곤은 최형우 이적 후 외야진의 한 축을 맡게 됐다.
2016년 3월 채태인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김대우는 전천후 투수로서 알토란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자체 평가전 8이닝을 소화하며 3피안타 4볼넷 8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올 시즌 활약을 기대케 했다.
해외파 출신 우완 정통파 장필준은 2017년 삼성의 뒷문을 지키며 21세이브를 거뒀고 2018년부터 2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거두며 필승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명품 조연' 최영진은 올해부터 외야까지 수비 범위를 넓혔다.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춰 공격에서도 활약이 기대된다.
90라인 가운데 분위기 메이커가 다수 눈에 띈다. 지난해 키스톤 콤비를 이뤘던 김상수와 이학주(이상 내야수)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2루수로 전향해 성공적인 한해를 보냈던 김상수는 여전히 건재하다. 이학주는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일본 오키나와 캠프를 완주하지 못했지만 착실히 몸을 만들고 있다.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지난해보다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할 만할 터.
해결사에 목마른 삼성은 김동엽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자체 평가전 타율 4할4푼(25타수 11안타) 2홈런 8타점 2도루로 매서운 타격감을 과시 중이다. 지금 기세를 이어간다면 다린 러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적 공백을 메우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
우완 정통파 정인욱은 자체 평가전에서 평균 자책점 3.86을 기록하는 등 제 몫을 하고 있다. 키움 출신 좌완 이상민도 자체 평가전에 두 차례 등판해 코칭스태프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4년 연속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삼성이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88·90라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양대 산맥의 활약 여부에 삼성의 운명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