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6주기를 맞아 추모에 뜻을 더하기 위해 ’부재의 기억’이 공개됐다. 그 날의 기록을 순차적으로 나열하며 꼭 다시 짚어봐야 할 일임을 상기시켜줬다.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16일 오후 MBC를 통해 다큐멘터리 영화 ‘부재의 기억’(감독 이승준) 감독판이 방송됐다.
‘부재의 기억’은 지난 2017년 1월부터 약 2년의 제작기간을 거쳐 완성된 작품이다. 지난 2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이승준 감독은 감독판 방송을 통해 기존 28ㅂㄴ여 분량의 영화 버전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를 더했다.
이 작품은 2014년 4월 16일, 참사의 현장에 주목한다. 사건 발생 당일 상황실에서 벌어진 일들을 시간의 순서로 나열하고 있다. 오전 8시 52분 사고를 신고하는 순간부터 청와대 위기관리 상황실과의 대화 내용까지 녹음 파일로 시청자들을 그날의 현장으로 안내했다.
고 유미지 학생의 어머니 유안실 씨는 딸과의 통화에 대해서 “그때 급한 상황은 아닌 것 같았다. 딸이 전화가 왔다. 지금 배가 멈춰 있는데 배가 고장나서 집으로 가야할 것 같다고. ‘그럼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있어. 이따 보자’ 하고 끊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가 선장이 구출되는 시간이고 제가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있으라고 했는데 그런데 그게 제일 후회스럽다. 애한테 빨리 나오라고 해야 하는데 배 상황을 모르니까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있으라고. 그 뒤에 전화를 하니까 안 되더라”라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생존자인 김성묵 씨는 인터뷰를 통해서 “헬기 역시 방송을 전혀 안 했어요 그런데 단 한번도 구조워원이 어떻게 해야 한다는 지시 아닌 지시 같은 도움을 주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라며, “손이 닿는대로 막 끌어당기다가 작은 체구의 아이를 안게 됐고 그 아이를 안는 순간 물살에 밀려서 나오게 됐다. 그곳에 우리를 지키는 누군가는 없었다. 정말 단 한 명도”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참사 당일 오전 10시 25분 청와대 위기관리 상황실에서 전달했던 메시지도 공개됐다. 청와대에서는 청장을 찾으면 VIP(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첫 번째는 단 한 명도 인명피해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였고, 두 번째는 여객실 내 엔질실 등 포함해서 철처히 확인해서 누락되는 인원이 없도록 하라였다.
구조 작업에 참여했던 민간잠수들의 인터뷰도 공개됐다. 이상진 씨는 “처음에 유리창 깨고 수습했는데 물 속에서 울었다. 살릴 수 있는 사람을 안 살린 것에 대해서. 대한민국 정부가 이렇게 무능한가”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전광근 씨도 “대다수 희생자 수습하는 과정이 다 생각이 난다”라고 말했다.
‘부재의 기억’은 참사 당시의 CCTV와 희생자들의 메시지, 영상, 통신 기록, 그리고 민간 잠수사들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정교하게 전달하고 있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성돼 부연 설명이 없이도 그 기록만으로도 당시의 상황을 떠오르게 해줬다.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은 오늘 배우 정준, 박소담, 한상진, 김지우, 가수 김호중, 송가인 등 많은 스타들이 추모 물결에 뜻을 더한 가운데, ‘부재의 기억’을 통해 다시 한 번 그 날을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게 해줬다.
이승준 감독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보호받는 안전한 사회, 시민들을 보호하는 국가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논의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seon@osen.co.kr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