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김창옥 쇼' 김창옥, 父 도박·폭력→정신이상 고백..소통 전문가의 아픔 [어저께TV]
OSEN 심언경 기자
발행 2020.04.18 06: 52

소통 전문가 김창옥이 불우했던 유년시절과 최근까지 겪어온 정신 이상을 고백했다. 
지난 17일 첫 방송된 tvN '김창옥 쇼'에서는 '미스터트롯' 톱4 김호중, 아나운서 김소영, 코미디언 정주리, 김재우, 뮤지컬 배우 홍지민, 배우 박은혜, 가수 슬리피, 모모랜드 주이가 패널로 출연한 가운데, 김창옥이 강연을 펼쳤다. 
김창옥은 코로나19로 바뀐 일상을 공유하며, 자연스레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김창옥은 "두 달 만에 처음으로 말하는 거다. 일상이 고맙다는 생각도 들고 어떻게 제가 살아왔나 생각도 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창옥은 자신의 인생사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며, 그간의 깨달음을 설파했다. 김창옥이 소통을 주제로 강연을 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아버지였다. 김창옥의 아버지는 청각 장애가 있는데다 도박과 폭력을 일삼았다고. 이에 김창옥은 어릴 적 아버지와 제대로 된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것은 물론, 소통 자체를 하지 못했다. 
김창옥에게 아버지는 애증의 존재였다. 한때는 세상에서 사라지길 바랄 정도로 증오했다. 그러나 김창옥은 결혼을 하고나서 자신의 분노 기저에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창옥에게 '부자 관계'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아버지와 아들의 유대감도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본인도 자신의 아버지와 같이 쌍둥이 아들을 대했다. 김창옥은 "자괴감이 계속 들더라. '좋은 아빠가 아니구나' 싶었다"며 "애들이 어린이집 가서 다른 애들을 때렸다더라. 상담 결과 아버지하고 사이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선생님이 유치원에 오라고 하셨다"고 털어놨다.
김창옥은 두 아들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연기를 감행했다. 김창옥은 "쌍둥이 아들이 저한테 아빠라고 안 불렀다. 제 눈치를 보고 은혜 아빠라고 하더라. 제가 은혜를 너무 편애하니까.  그래서 '어색하더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연기에 들어갔다. 3개월 정도 하니까 애들이 바뀌더라. '김창옥 아빠'라고 불렀다. 그래서 연기를 3개월 또 했더니 아빠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창옥이 고향 제주도로 향한 사연도 공개됐다. 한 달에 43번까지 강의를 한 그는 정작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해 정신질환을 앓게 되고 말았다. 이후 신부님의 '침묵을 배우라'는 조언에 따라 프랑스 수도원으로 향했다. 
김창옥은 수도원에서 일주일 정도 시간을 보내고 난 뒤, 그간의 삶을 되돌아볼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고. 김창옥은 "소리 없는 소리가 말을 걸더라. '그래. 여기까지 잘 왔다.' 또 들리더라. 마음에 선명하게. '그래. 여기까지 잘 왔다.' 눈물이 막 나더라. 그리고 정신질환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으로 돌아온 김창옥에게 수도원에서의 경험담은 요긴한 콘텐츠가 되고 말았다. 다시 일에 지쳐 정신적인 문제를 실감했고, 정신과를 찾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의사의 반응은 화가 치밀 정도로 무미건조했다. 
이때 운명처럼 고향 친구의 연락이 왔다. 김창옥은 답장을 하지 않아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는 친구에게 끝내 마음을 열었다. 그리고 제주도로 향해 자신이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기로 결심했다. 현재 김창옥은 옹기를 굽거나 물질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끝으로 김창옥은 해녀들의 '물 마중'을 예로 들며, 자기 자신을 위로할 것을 독려했다. 김창옥은 "해녀들에게 물 마중이라는 게 있다. 바다에서 갯바위로 올라올 때 위험하니까 누군가 마중을 오는 거다. 우리 인생에도 물 마중을 오는 사람이 있으면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패널들과 화상 방청객들을 일제히 양 손으로 스스로를 끌어안고 다독이며, '괜찮니? 괜찮아'라고 말했다. 김창옥의 진심 어린 고백과 실질적인 위로에 모두 감화되는 순간이었다.
한편, '김창옥 쇼' 2부는 오는 24일 오후 8시에 방송된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김창옥 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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