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에 전 세계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기반을 둔, '언택트(untact, 비대면) 시대'에 적응해가고 있다.
국내 가요계도 다르지 않다. 음악 방송부터 경연 프로그램까지 무관중 공연으로 진행된 지 오래고, 수천수만 명의 관중이 몰리는 콘서트는 진작에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하지 않나. 업계 내에서는 '언택트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이 하나둘씩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최근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온라인 콘서트'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8일, 19일 유튜브 공식 채널 '방탄TV'(BANGTAN TV)를 통해 '방에서 즐기는 방탄소년단 콘서트'(BTS ONLINE CONCERT WEEKEND, 이하 '방방콘')를 진행했다. 이는 방탄소년단의 실시간 공연을 생중계하는 방식이 아닌, 그간 콘서트 실황을 한 콘서트처럼 묶어 공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방방콘'이 특별한 이유는 새로운 '안방 1열' 문화를 만들었다는 점에 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전 세계 팬들의 아미밤(응원봉 명칭)을 연동하는 데에 성공했다. 블루투스로 연결된 아미밤은 마치 직접 공연을 관람할 때처럼 노래에 따라 다른 색을 내며 현장감을 한층 더했다.
응원은 '방탄TV', SNS, 위버스 등에서 이뤄졌다. 아미(팬덤명)들은 '#방방곡곡방방콘' '#BangBangCon' 등 해시태그를 달며, 실시간 감상평을 나누며 공연을 즐겼다. 오프라인 공연에서의 응원이 SNS 게시글로 대체되면서, 팬이 아닌 이들까지 공연의 열기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였다.
'방방콘'이 진행된 양일간 위버스로 연결된 전 세계 아미밤은 50만 개였고, 공연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224만 명이었다. 실시간 공연 감상 해시태그 수는 무려 646만 건(트위터, 위버스 합계 기준)에 달했다. '방방콘'은 이처럼 팬들의 높은 참여도를 통해 '언택트 시대'에 걸맞은 공연 문화를 제시했음을 입증했다.
SM은 지난 4월 26일부터 네이버 V라이브를 통해 라이브 콘서트 스트리밍 서비스 'Beyond LIVE(비욘드 라이브)'를 시작했다. 'Beyond LIVE'는 AR(증강현실) 기술과 차별화된 카메라 워킹으로 현장감을 더한 온라인 전용 콘서트로, 26일 SuperM(슈퍼엠), 5월 3일 WayV(웨이션브이), 10일 NCT DREAM(엔시티 드림), 17일 NCT 127(엔시티 127)가 참여한다.
'Beyond LIVE'의 첫 주자는 SuperM이었다. SuperM은 공연 전날인 25일 화상 토크에 참여하기로 한 팬들과 실시간으로 진행한 리허설을 깜짝 공개해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베일을 벗은 'Beyond LIVE'는 기대 이상이었다. AR을 접목한 그래픽 효과와 다각도에서 이뤄진 카메라 워킹은 무대의 디테일한 포인트까지 살리며, 오히려 오프라인 공연의 단점까지 보완했다. SuperM 멤버들 역시 새로운 공연 형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Beyond LIVE'의 백미는 시청자와 쌍방향 소통이었다. SuperM은 각국의 팬들과 화상 연결을 통해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VCR 속 팬들은 컬러섹션으로 하트를 완성하는 '인터랙티브 챌린지'에도 참여했다. 온라인 콘서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화상 토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Beyond LIVE'만의 강점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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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빅히트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