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빛을 본 트로트가수 임영웅과 영탁이 무명시절을 이겨낸 각자의 비결을 전하며, 미래의 트로트 후배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27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77억의 사랑’에는 임영웅과 영탁이 게스트로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이날 외국인 패널들도 일제히 반가움을 드러냈다.
임영웅은 이날 “무명이라 예전엔 저희가 돈을 내고 촬영장에 다녔다면 요즘에는 하루에 2시간~3시간 자면 많이 잘 정도로 바쁘다”라고 털어놨다. 두 사람은 ‘미스터트롯’의 진-선으로서 최근 다양한 프로그램에 동반 출연 중이다. 이에 “전과 비교하면 100배 정도 더 바빠졌다”는 근황을 전했다.
영탁은 “저희가 친해서 행사를 같이 다녔었다”고 밝힌 뒤 “(예능 등)방송을 해본 경험이 없다 보니 요즘 방송국에 갈 때마다 마치 수학여행을 가는 기분으로 기쁘게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탁과 임영웅은 밝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적극적으로 토크에 임했다.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임영웅과 영탁이 무명시절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고 밝힌 부분.
먼저 영탁은 “뮤직비디오부터 예능 ‘스타킹’, ‘전국노래자랑’에 나왔었다”며 “JTBC와도 인연이 있는데 ‘히든싱어’의 가수 휘성 편에 출연했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임영웅도 “무명시절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었다”면서 “공장에서 가구 만드는 일도 했었다. 손수 가구를 생산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길거리에서 군고구마 장사도 했었다”고 했다.
이날 전 세계 값비싼 집 값에 대한 얘기를 나눴는데 임영웅과 영탁도 할 말이 많았다. 영탁은 “데뷔 초 월세 30만 원이었던 고시텔에 살았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임영웅도 “포천에서 첫 상경한 후 처음 구했던 집에 지금도 계속 살고 있다”라며 “월세인데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너무 춥다. 또 바퀴벌레가 너무 많이 나와서 보안하기 위해 페인트 칠도 손수 했다. 지금도 정 붙이며 살고 있다”고 털어놨다.
영탁은 “사촌 동생 집에 빌 붙어서 산 적도 있다. 누우면 팔이 붙을 정도였다”라며 “제가 돈이 한 푼도 없어서 미안했다. 당시 이력서를 처음 써봤는데, 가수를 하지 말고 월급을 받고 살아야 이 공간을 탈출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여기 저기 많이 넣었다. 보컬학원 강사일도 했었다”고 말했다.
영탁은 청소년기에 오디션 예능 ’악동클럽’에 지원했었는데 예심에서 탈락하면서 부모님에게 가수를 포기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언론정보학과에 가서 열심히 학교를 다니다가 우연히 나간 가요제에서 운 좋게 대상을 타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데뷔를 했지만 처음부터 쉬운 건 없었다. 택배, 애니메이션 주제가 부르기, 노래 가이드 알바 등을 했다는 것. 영탁은 “택배기사님이 힘든 걸 알기에, 제가 문자메시지를 보낸 적도 있다. 근데 ‘미스터트롯’ 경연 중 문자가 왔는데 그때 그 택배기사님이 ‘영탁 파이팅’이라고 보냈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임영웅은 “제 꿈이 가수였으니 알바를 하면서도 반드시 성공할 거라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같이 일했던 이모들과 같이 트로트를 부르며 놀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모들이 트로트 대회에 나가보라고 했는데 첫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다음 대회에서도 또 1등을 했다. 나가는 대회마다 상을 받아서 ‘이 길이 내 길이구나’ 싶었다.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간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다만 영탁은 달랐다.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 “‘스케치북’ 무대에 서야 가수로서 인정 받을 거라는 목표를 세웠다. 근데 제가 ‘스케치북’의 무대에 섰는데 많은 게 바뀔 줄 알았다. 바뀌는 게 아무 것도 없고 목표를 잘못 잡았구나 싶었다. 이건 이룬 게 아니라 목표를 잘못 잡았다고 생각했다. 멀리보고 가는 게 좋은 거 같다”고 짚었다.
두 사람은 선배 장민호가 어려운 시기에 용돈을 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임영웅은 “장민호 선배가 정신적으로 되게 도움을 주셨다. 앞으로 제가 해야할 조언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에 영탁도 “되게 좋은 선배”라고 미담을 전했다. 장민호는 임영웅에게 10만 원, 영탁에게 20만 원을 용돈으로 건넸다고.
임영웅은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기회가 찾아온다. 좋은 생각을 하며 보내시면 좋을 거 같다”고 응원했다.
반면 영탁은 “오히려 비우는 연습을 많이 하셔야 할 거 같다. 자기가 걸어가는 데 있어서 어제보다 조금 더 발전된 오늘이 있다면 내일의 빛이 들어올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창문을 잘 만드셔서 좋은 빛을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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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77억의 사랑' 방송화면 캡처